스프링캠프 바로 전날, 극적으로 계약에 서명한 NC 이용찬이 새 시즌을 준비한다. 그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5년 만의 선발 복귀에 나선다.
이용찬은 팀 봄 훈련이 공식 시작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과거는 과거고, 이제는 앞으로 잘할 것만 생각하겠다”면서 “(이호준) 감독님께서 선발을 원하시니 거기 맞춰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전날 구단과 ‘2+1년’ 최대 1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억원에 보장 3억원, 옵션이 6억원이다. 옵션이 보장액의 2배인 계약이 흔하진 않다. 선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조건인 것도 맞다. 이용찬은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협상 기간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이 너무 많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또 미아가 될 수는 없으니까. 젊었으면 또 했겠지만, 나이 먹고 나서는 힘들 것 같더라”고 쓰게 웃었다.
유독 FA 마지막해 이용찬은 불운했다. 두산에서 마지막해인 2020년 부상으로 5경기 출장에 그쳤고, 그래서 개막 한 달이 지난 2021년 5월에야 간신히 NC와 FA 계약을 했다. 이적 후 마무리 투수로 3년간 꾸준히 활약했지만 하필 지난해 크게 부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은 마무리했고, 이제는 시즌 개막을 준비해야 한다. 스프링캠프 직전에 계약을 맺으면서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그래도 다행이다. 이호준 NC 감독은 “(이)용찬이는 선발로 가야되니까 따뜻한 데서 80구 정도까지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본인도 ‘미국은 무조건 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산 시절부터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경험이야 워낙 많지만, 그래도 이번 선발 복귀는 또 상황이 다르다. 두산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0년 이후 선발 등판 기록이 없다. 2021년 NC 이적 이후로 쭉 마무리로 던졌다. 30대 초반의 중고참에서 이제는 36세 확실한 베테랑이 되었다.
이용찬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캠프 가서 2이닝, 3이닝 던져봐야 확실한 피드백이 올 거 같다”며 “옛날에 했던 기억을 더듬어가며 하고 있는데, 옛날에 했던 것처럼 해서 지금도 될지는 모르는 거니까 다시 실험을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몸 상태도 체크해야 하고, 지난해 안 좋았던 부분도 다시 수정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난항 끝에 계약을 매듭지었고, 등 번호도 새로 달았다. 지난해까지 쓰던 22번 대신 45번으로 올 시즌을 맞는다. 두산 시절 쭉 썼던 번호다. 이용찬은 “제일 오래 달았던 번호고, 애착도 많이 가는 번호”라며 “여기 처음 왔을 때는 (임)창민이 형이 있어서 못 달았는데, 지난해 안 좋기도 해서 분위기 한번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45번을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선 팀의 5강 진출이다. 개인 목표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선발로 보직을 바꿨으니 부상 당하지 않고, 로테이션 꾸준히 소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