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흐름과 함께 되짚는 여성 사진가들의 새로운 시선[BOOK]

2025-02-14

한국사회와 여성사진가

이필 지음

눈빛

여성의 벗은 몸은 그림만 아니라 사진에서도 낯익은 소재. 한데 '자개장 앞의 동순'(김옥선, 2001)은 단연 생경하게 다가온다. 일상의 공간인 듯 자개장이 놓인 방 안에서 전라의 여성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본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진 속 여성은 일방적 '구경거리'는커녕 관람객과 "서로를 응시하는 동시에 응시의 대상"이 된다

이 책은 활발하게 활동해온 한국 여성 사진가들의 작품을 역사·이주·사물·공간·몸·타자를 주제어로 조명한다. 여러 연작으로 이름난 박영숙을 비롯해 김옥선, 이정진, 니키 리, 윤정미, 김은주, 이선민, 임안나, 김수강, 난다, 장지아, 신은경, 안준, 고현주, 구성연 등이 그들. 책에 소개된 사진만 봐도 각자 작품 세계는 물론 연극적 연출을 비롯한 다양한 기법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저마다 뚜렷한 지향과 새로운 시선이 두드러진다. 작업 안팎에 대한 책의 서술이 한결 이해를 돕는다.

지은이는 현대미술과 사진을 전공한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작가별 나열 대신 사진에 투영된 한국 사회의 흐름을 주목하고, 여러 이론적 틀로도 맥락을 짚어낸다. 글보다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진을 논하는 책의 숙명일 수도 있겠다. 책 표지에 실린 사진은 난다의 '변주' 시리즈 중 '전쟁과 평화'(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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