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10일 멜버른 시티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경기 후 제시 린가드가 떠난 뒤에도 같은 역할을 수행할 선수를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경험을 갖춘 K리그 역사상 최고 네임밸류 선수였다. 2년간 주장 완장을 차고 리그 60경기에서 16골 7도움을 기록했고, 올해는 34경기 10골 4도움으로 팀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제시는 원래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를 상당히 선호했다”며 “하지만 측면으로만 빠지면 경기 리듬을 타기 어려워서, 가끔 측면으로 빠지되 주로 안쪽 하프스페이스에서 플레이하도록 역할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린가드는 명목상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실제로는 한 칸 내려와 2선에서 볼을 받으며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다. 하프스페이스라 불리는 중앙과 측면 사이 공간을 장악하며 공격을 조율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31분 최준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축구는 하프스페이스와 중원에서 얼마나 볼을 잘 받아주고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그 지역에서 원활하게 공을 연결해야 골까지 이어지면서 경기가 풀리는데, 제시가 그 부분을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린가드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논의를 거쳐 그 자리에 누가 적합할지 생각해보고 여러 실험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적시장을 통한 영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단에서도 시즌이 끝나면 그 부분에 맞는 좋은 선수를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발언은 린가드가 수행했던 하프스페이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서울은 이번 시즌 린가드를 중심으로 한 4-4-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고, 린가드가 한 칸 내려오며 실질적으로 4-2-3-1로 변형됐다. 김 감독은 이 틀을 유지하면서 겨울 이적시장에서 린가드의 후계자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