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GS칼텍스가 후반기 최하위 탈출의 희망을 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첫 경기에서 선두 흥국생명의 발목을 잡으며 14연패 수렁에서 탈출하자 이영택 감독은 마치 우승한 듯 포효했다.
GS칼텍스는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후반기 첫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25-19 25-18 22-25 21-25 15-13)로 승리했다. 리그 최하위 GS칼텍스는 14연패를 끊고 시즌 2승(승점 8점·17패)째를 올리며 꼴찌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월1일 광주 원정 페퍼저축은행전(3-1 승) 이후 67일 만에 맛본 승리다.
경기 뒤 선수들을 격려하며 눈시울이 붉거진 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가장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즌 때 할 수 있는 훈련(강도)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의 훈련을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새해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1·2세트를 따낸 뒤 3·4세트를 내주며 패배의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잘 극복했다. 이 감독은 “진다는 생각은 안하려고 했는데, 사실 나도 불안했다. 그래서 선수들한테는 5세트 들어가기 전에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5세트 초반 공을 피하고, 덤비는 모습이 나오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3·4세트를 내준 상황을 떠올리면서는 “우리 선수들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자주 무너지곤 했는데, 힘든 훈련을 이겨냈기에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했다.
이번 시즌 세대교체를 선언한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최악의 상황과 싸우고 있다. 아직 기량이 여물지 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까지 부상 공백이 생겼고, 아시아쿼터 선수 스테파니 와일러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도 만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GS칼텍스는 올스타 휴식기 기간에 특훈을 했다. 이 감독은 “(시즌초)스테파니와 권민지가 사이드를 지켜줄 때는 블로킹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봤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래서 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높이가 낮아지며 수비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훈련을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고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을 이끈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2박3일간 숙소에 머물면서 훈련을 도왔다. 최 위원은 이날 경기장도 찾아 GS칼텍스를 응원했다.
GS칼텍스가 후반기를 앞두고 아시아쿼터 선수로 새로 영입한 베트남 대표팀의 주전 미들블로커 뚜이 트란도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뚜이는 서브 득점 1개, 블로킹 2개로 5득점하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 감독은 “뚜이는 늘 표정이 똑같다. 긴장되고 떨리는 경기였을텐데 잘 치렀다. 결정적인 블로킹도 잡아주고, 연습 때 서브도 잘 못때려 걱정했는데 서브 득점도 2개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디그도 하나 해줬다. 호흡만 더 맞는다면 좋은 전력이 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돌면서 긴 연패를 끊어내며 돌파구를 만들었다. 꼴찌 탈출이 목표인 GS칼텍스에겐 앞으로도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이 감독은 “(오늘 승리로)우리 어린 선수들의 기세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제 2승했는데 자만할 선수들은 아니다”며 “결국 승리가 쌓여야 젊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리그 1위팀을 잡은 건 자신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기 첫 경기에서 연패를 끊었지만, 무슨 다른 목표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팀을 잘 준비시켜 코트 위에서 더 절실한 모습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