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500년 역사의 마지막은 임금을 포함한 지배계층의 무능으로 결국 일본에 나라가 침탈되면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으로 강제 동원된 총인원이 782만7천328명이고 그중에서 위안부 및 강제노역에 동원된 인력이 755만4천764명에 달하였다. 전투 병력으로 투입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조선인이 일본의 사도 광산 등 여러 탄광에서 고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일본 야마구치현 시노모세키는 1905년에 부관연락선이 개통되어 해방될 때까지 40여 년간 운영되면서 3천만명에 이르는 인원이 이용하였다. 장생탄광에서 벌어진 비극은 우리 역사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1942년 바닷속 갱도가 붕괴되어 183명이 산 채로 수장되었고, 이 중 136명이 강제 동원된 조선인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체계적으로 착취하고 조선인의 삶과 존엄성을 송두리째 앗아간 증거이다.
이번 3차 방문에 100여 명의 대규모 현장 탐사단이 참가하고 다이빙 팀이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조사한다는 것은 늦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이번 탐사단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희생자들의 시신 인양을 시도하고 넋을 기리는 행사도 함께 한다. 3차 방문단의 활동은 과거를 직시하는 것을 넘어,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장생탄광 사건은 단순한 사고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아 체계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한 결과이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은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생명을 잃었다. 이는 단지 과거의 슬픈 기록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적 진실이다.
이번 현장 탐사의 중요성은 단순히 진실을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사회와 국제 사회가 역사의 교훈을 받아들여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여야 한다. 탐사단의 노력은 역사를 기억하려는 진지한 의지의 표현이며, 이는 전쟁과 식민 지배의 참혹함을 후대에 알리는 중요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현지 방문은 희생자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탐사단의 현지 활동은 강제노역 문제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일본 정부와 국제 사회에 이 문제를 직시할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일본 정부는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강제노역으로 희생된 이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길이기도 하다. 일본이 과거를 부정하고 역사적 책임을 회피한다면, 이는 또 다른 갈등과 불신을 낳을 뿐이다.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장생탄광 사건의 비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유골이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지극정성을 다해야 한다. 83년 동안 수장되어 있는 시신이 인양되어 그리운 고향땅에 묻히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민간 단체에 맡기고 방관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정의와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강력한 메시지다. 2024년 7월 15일 제1차 탐사에서는 추모제를 열고 탄광의 입구를 찾았고, 2024년 10월 24일 제2차에서는 직접 갱구를 열고 대한민국과 일본의 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진혼제를 지냈다. 2025년 1월 31일부터 현장으로 가서 직접 수중탐사를 시도하여 시신을 수습하려고 하는 제3차 장생탄광 방문단의 활동은 지금까지 사무치는 그리움과 한 맺힌 유족들을 위로하고 역사를 바로잡는 일일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와 인류 평화를 향한 우리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상징이다. 이번 탐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들의 고통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길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