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 생체인식과 데이터 분석 융합을 통해 보다 스마트한 축산·반려동물 관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입니다.”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아이싸이랩의 변창현 CTO는 “AI와 생체인식을 접목해 동물관리 분야 토털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외에서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이싸이랩은 창립자인 최형인 대표가 서울대 수학과 교수로 재직 당시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2005년 교내벤처로 설립한 기업이다. 특히 AI와 생체인식 기술이 결합된 분야에 주목해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대표 기술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비문 기반 동물 등록 시스템이다. 동물의 코 주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이를 인식하고 AI를 통해 개체를 구별해 동물 등록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현재는 동물 몸 안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거나 외장형을 착용해 동물을 등록하는 식이다. 이는 동물복지 측면 뿐 아니라 관리 상 불편이 크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공감이 형성되면서 최근 정부는 동물복지종합계획을 통해 동물 생체인식 기술 검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현행법 개정을 통해 오는 2026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변 CTO는 “정부의 동물복지종합계획에 동물 생체인식 기술 검증 방향이 명확히 포함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정책 발표로 동물복지와 관련된 제도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며 우리의 동물 생체인식 기술이 공식적인 검증을 거쳐 국내 시장에 더욱 활발히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싸이랩의 비문 인식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아이싸이랩은 지난해 호주 경주견 관리 정부 산하기관인 GWIC와 공식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말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올 상반기에는 시드니 지역을 중심으로 5000마리 이상의 동물을 등록하고 이어 멜버른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해 올해 안에 총 3만마리 이상을 등록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함께 일반 반려견 등록 서비스도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미국, 유럽, 남미 등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아이싸이랩의 동물 생체인식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달 중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 설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싸이랩은 동물 생체인식 기술을 중심으로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축산·농업 분야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유전자 분석과 연계한 동물 건강관리 서비스 등으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변 CTO는 “반려견의 경우 단순 등록을 넘어 개체별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함께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생체인식 기술에 기반한 반려동물 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건강, 위치 추적, 생활 정보 등을 손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