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증후군 극복 돕는 방문 케어
초고령사회 돌봄 필요한 노인 증가
근감소·보행장애 등 5대 증후군 개선
심리적 회복·안정감 높이는 효과도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을 차지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한다. 그중 하나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전체 인구 중 돌봄이 필요한 노인 비율’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국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비율은 약 3%로, 2050년에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란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져 식사, 배변 활동 등 기초적인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며 “노년기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다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건강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위해선 5대 노년 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립 능력 상실해 돌봄 의존도 커져
5대 노년 증후군은 ▶근감소증 ▶보행 장애 ▶낙상 ▶허약 ▶요실금 등 노인 삶의 질과 독립성을 위협하는 5가지 기능 저하 요소를 말한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질, 힘, 기능이 모두 감소하는 질환이다.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노년기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근육은 관절을 움직여 걷고 일어서는 등 일상의 모든 신체 활동에 관여하는데, 근육이 줄면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 결과 움직임이 둔해지고 보행 장애가 나타나며, 낙상과 골절 발생의 위험도 커진다. 보행 장애는 노년기 독립적인 생활을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기능 장애다. 초기에는 걸음걸이가 어색해지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폭이 좁아지고 발을 끌며 걷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게 된다. 이땐 혼자 외출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보행이 불안해지면 낙상 위험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3명 중 1명은 매년 한 차례 이상 낙상을 경험한다. 낙상은 골절로 이어지고, 이는 수술과 장기 침상 생활로 연결된다. 결국 근감소증이나 욕창, 폐렴, 인지 기능 저하 같은 2차 문제를 야기한다. 허약은 체중 감소와 보행 속도 저하, 활동량 감소를 동반한다. 요실금은 불안이나 수치심, 외출 기피를 유발해 활동량이 줄어들어 결국엔 신체를 허약하게 만든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김승연 원장은 “5대 노년 증후군 중 하나라도 나타나면 결국 5가지 모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증후군이 다른 증후군의 원인이 되거나 결과로 이어지는 기능적인 악순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며 “5대 노년 증후군은 자립 능력 상실과 돌봄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대 노년 증후군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특히 신체적인 불편감이 심해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삶이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을 느끼는 노년층이 많다. 이를 방치하면 신체·인지 기능 저하와 사회적 고립, 자살 위험 증가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방문 재활 운동은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5대 노년 증후군을 비롯해 시술·수술 후 외부 활동이 어려운 노년층,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전문 트레이너가 직접 가정에 방문해 맞춤형 운동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협력사인 시니어 건강관리 전문업체 제일리핏케어가 방문 재활 운동을 운영 중이다.
방문 재활 운동을 진행하려면 우선 진단받은 질환과 관절 가동 범위, 보행 능력 등 신체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운동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후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과 논의를 거쳐 만든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트레이너가 맞춤형 운동을 계획한다. 특히 단순한 근력 강화 운동에 그치지 않고 앉고 일어서기, 보행 등 기본적인 생활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노년기에 접어든 장경자씨는 남편을 여의고 난 뒤 신체가 허약해지면서 보행 속도가 느려져 외출 횟수가 크게 줄었다. 그러면서 깊은 우울감에 빠졌고 삶이 무기력해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씨의 딸이 제일리핏케어를 통해 방문 재활 운동을 신청했고 현재 1년째 서비스를 받고 있다.
신체 기능 종합 평가해 운동 방향 설정
장씨는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하체 근력 강화와 보행 교정을 중점적으로 운동했다. 혼자 있는 집에 정기적으로 트레이너가 찾아와 말벗이 돼 주고 운동을 지속하면서 조금씩 건강과 활력을 되찾았다. 장씨의 딸은 “어머니가 어느 순간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집에만 있어 건강 상태가 늘 걱정이었다. 방문 재활 운동을 시작하고 예전의 활기찼던 모습으로 돌아와 보기 좋다”며 “어머니의 신체적·심리적 건강 회복과 함께 자녀들의 부담과 염려도 한결 줄었다”고 만족해했다.
제일리핏케어 관계자는 “노년층 회원 대부분이 방문 재활 운동을 통해 신체 기능 회복과 심리적인 안정감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훈련하기 때문에 회원 스스로 만족도가 높고, 가족은 건강에 대한 걱정과 돌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