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하려다 상처 줬다?"…우울증 환자들이 꼽은 '금지어' 1위는

2025-10-18

국내 성인들이 ‘가장 상처되는 말’로 꼽은 표현은 “당신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아요”였다. 이 말은 실제 우울증 환자에게도 깊은 상처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환자가 200만 명을 넘어서고, 특히 10세 미만 아동의 우울증이 118%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전 연령대에서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부산 금정)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불안장애 환자는 총 200만 291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우울증 진료 환자는 2020년 83만 2483명에서 지난해 110만 6658명으로 27만 4175명(32.9%) 증가했다.

연령대별 우울증 증가율은 10세 미만(118.2%)이 가장 높았다. 특히 10세 미만 남아의 우울증 진료율은 591명에서 1437명으로 143.1% 급증했고, 10대 여성(88.8%), 10세 미만 여아(81.3%)도 큰 폭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층의 우울증 급증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과 학업·관계 스트레스 심화를 꼽는다.

한편 한국임상우울증학회가 지난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성인 11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우울증 환자에게 위로 또는 상처가 되는 말’ 조사에서는, 단순한 위로나 조언이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77%가 “당신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아요”라는 말을 상처로 꼽았으며, “너무 예민한 것 같으니 편하게 생각하세요”(68.6%), “괜찮아질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51.2%)가 뒤를 이었다.

반면 80% 이상이 위로가 된다고 답한 표현은 “이야기하고 싶을 때 말해요. 언제든 들어드릴게요.”,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죄책감 갖지 마세요.”,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도 괜찮아요.”, “치료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함께 걸어갈게요.”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큰 위로는 조언이 아닌 ‘존중과 경청’”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경우 감정 표현을 억누르지 않고 받아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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