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임플란트, 경기불황 등 악재 겹쳐
초고령화시대, 실버전문치과 등 차별화 전략 필요
겨울이 지나가고 바야흐로 꽃피는 따사로운 봄이다. 하지만 개원가는 여전히 동면에 빠져 있다. 수년간 치과계에서 문제가 된 저수가 임플란트, 전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자영업자들의 잇따른 폐업 등 여러 원인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저수가 임플란트는 치과계의 영원한 숙제다. 임플란트 가격은 20~30년 전에는 개당 수백만원이었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 100만원선으로 떨어지다 59,49만원 심지어 29만원 임플란트까지 등장했다. 여기에다 전세계적인 경기불황도 치과가 어려워진 이유중 하나다. 3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원자재 가격도 많이 상승하는 바람에 치과에 판매하는 가격도 불가피하게 올린 업체들도 많은데 임플란트 가격은 치과간 치열한 경쟁으로 하락하면서 치과 경영은 더 어려워졌다.

자영업자 폐업률도 2006년 이후 최고
특히 경기 지표를 보여주는 자영업자 폐업률은 2024년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송치영)가 1월 말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02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이용한 ‘2025년도 소상공인 신년 경영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24년(작년) 사업체의 경영성과에 대해 응답자들은 ‘매우 나쁨’ 38.6%, ‘다소 나쁨’ 30.6%로 조사되었음. 응답자의 69.2%가 경영성과가 ‘나쁨’이라고 응답했다.
2024년 사업체 경영성과 부진의 이유로 응답자들은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81.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뒤이어 ‘부채 증가 및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39.3%, ‘고물가에 의한 원부자재, 재료비 등 가격 인상’ 37.9%로 나타났다.
2024년 사업체 월평균 영업이익은 ‘0~100만원’ 23.6%, ‘100만원~200만원’ 21.4%, ‘200만원~300만원’ 19.5%로 조사되었음. 응답자의 64.5%의 영업이익이 ‘0~300만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5년(올해) 사업체 경영성과 전망에 대해 ‘다소 악화될 것’ 36.8%, ‘매우 악화될 것’ 29.2%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6.0%가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했을 정도로 어두운 전망이 많았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작년 12월 말 발표한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 6천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업사업자 중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 비중이 절반(48.9%)에 달해, 2010년(50.2%)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2024년 폐업률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023년 자영업 폐업률이 2006년 이후 최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자영업 폐업률은 치과 경영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가령 매년 치과를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든가, 새로운 보철물이나 치료 등을 적절한 시기에 받지 않고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불가피하게 임플란트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치과의사의 임상경험 등 여러 측면을 면밀히 살펴보지 않고, 단순히 가격만을 따져 저렴한 임플란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개원가에서 외면하던 중국산도 퀄리티 UP
중국산 치과기자재는 불과 10여년전만해도 개원가로부터 대부분 외면받았다. 치과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치과 영업사원이 샘플을 치과에 두고 한번 써보시라고 설득해도 거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만큼 중국산 치과제품은 국산과 비교할 때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컸다. 3D 프린터의 경우 출력하면 서포터 형태가 조악할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하지만 중국산이 자체적으로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하면서 수년 전부터 월등히 좋아졌다”라며 “예전과 비교할 때 중국 제품을 바라보는 치과의사들의 인식은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라고 밝혔다.

가성비 있는 제품 찾는 경향 높아져
특히 개원가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치과원장들이 가성비 있는 제품을 찾는 경향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치과기자재를 구입 시 제품의 퀄리티를 우선시했다면 지금은 가성비, 즉 가격 대비 성능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 치과업체 관계자는 “치과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비싼 제품과 그렇지 못한 제품간 가격 차이는 2배에서 3~4배 나는 경우도 있다”라며 “요즘은 퀄리티가 베스트가 아니라 기본 정도만 나와도 가격이 저렴하면 구입하려는 경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New 블루오션에 대한 개원가 관심 뜨거워, PDRN강연 만석
개원가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치료법이나 술식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흔히 PDRN으로 알려진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에 대한 치과계 관심도 뜨거운 편이다.
PDRN은 연어의 정액에서 추출하는 DNA약물로 현재 국내 및 해외에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관련임상데이터 등이 더 축적되어야 하지만 혁신적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치과계의 관심도 차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PDRN강연은 작년 SIDEX와 GAMEX 당시 학술프로그램으로 강연이 진행됐는데, 대부분 자리가 꽉찼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지난 2월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개최된 제론셀베인의 ‘2025 PDRN 심포지엄’ 역시도 행사 개막 전 이미 사전 예약이 만석이 됐을 정도로 개원가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PDRN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전문의들이 참석해 PDRN을 주제로 치과 치료 분야에서 PDRN의 우수성 및 임상 적용 사례에 대해 심도 깊은 지견을 공유했다.

초고령화시대, 노년층에 맞춘 차별화 전략도 필요
대한민국은 작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20%를 넘으면서 예상보다 2달 빠르게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 임플란트 수요도 증가하고,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잇몸이 좋지 않은 노인들의 특성상 골이식재 수요도 놀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어려운 치과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 중심의 임플란트 경쟁에서 벗어나 초고령화시대에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가령 일반치과보다는 노년층 전문 실버치과를 표방, 특화된 진료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더욱이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연하조직이 약하고 장시간 치료 치료시 오랫동안 입을 벌리는 개구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허리가 좋지 않은 노인들의 특성상 일반적인 유니트체어보다는 허리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노인맞춤형 유니트체어 등이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요즘 노년층은 과거와 달리 체력적으로도 더 건강하고, 디지털 장비를 다루는데도 거부감이 덜 하다는 점에서 치과 입장에서도 충분히 준비하면 신환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 치과원장은 “요즘 치과 경영이 만만치 않다”라며 “임플란트는 치과간 경쟁이 치열해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초고령화 시대에 노인에 특화된 제품을 내세울 경우 아직 시중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치과뿐만 아니라 치과업체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과들도 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