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자 SK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SK는 전일보다 6.48% 내린 2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1만3500원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SK만 약세를 보인 셈이다.
이번 하락은 ‘세기의 이혼’으로 불린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2심으로 돌아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재산분할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다”고 판결했다.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다.
대법원은 특히 2심이 인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금전 지원(약 300억 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장녀다.
앞서 지난해 5월 열린 2심에서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었다. 당시 재산분할 규모가 커지자 SK 주가는 9% 넘게 급등했었다. 최 회장이 자금 마련을 위해 SK 주가 부양 및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심 판결 유지 시 최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했고, 이에 따른 주가 방어 및 배당 확대 기대가 존재했다”며 “하지만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그 기대감이 약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될 예정이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 비율과 금액이 대폭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