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일체형 세탁건조기 출시 1년인데...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에 '세탁건조기'는 없다

2025-02-18

일체형 세탁건조기 소비효율기준 없어...드럼세탁기에 포함

제품에 표기된 '1등급', 세탁 성능만 측정...건조 성능은 X

대중성 때문..."보급 많이 된 제품 관리하는 것이 법 취지"

선제적 규제 올바르지만은 않아...새 제품 개발 방해될 것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국내에 출시된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등을 다루는 효율관리기자재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적이지 않은 제품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의 기기로 합친 형태다.

에너지소비효율을 다루는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에는 '세탁기' 항목과 '건조기' 항목이 각각 존재하지만 '세탁건조기' 항목은 없다.

드럼세탁기 항목에 괄호로 '건조장치를 가지는 겸용 구조의 것 포함'이라고 돼 있는 것을 기반으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드럼세탁기로 분류된다.

따라서 1등급으로 표기된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있다면 이는 세탁 성능만 다룬 것이다. 건조까지 포함했을 때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내막을 잘 아는 A씨는 "현재 세탁건조기를 위한 별도 기준이 없다보니 세탁기 기준으로만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받고 있다. 드럼세탁기에 건조장치를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는 내용도 과거 열풍 방식의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된다. 최근 나오는 히트펌프를 사용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위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위한 규정이 신설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궁극적으로 이롭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B씨는 "효율관리기자재로 분류되면 연간 소비전력량과 등급을 표기해야하는 의무가 생긴다. 새로운 종류의 제품이 효율관리기자재로 들어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율관리기자재가 되면 점진적으로 소비효율을 향상시켜야 한다. 지금보다 3년 뒤에는 더 에너지를 적게 써야한다는 규정을 두는데, 이러면 제조사는 높은 효율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 이또한 결국 소비자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나올 때마다 규정을 새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A씨는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광범위하게 퍼진다면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지는 게 맞겠지만 매번 선제적으로 규제해버린다면 새 제품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효율관리기자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는 '대중성'때문이다.

A씨는 "효율관리기자재라는 것은 널리 보급된 종류의 제품에 대해 국가 단위로 에너지를 관리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다수가 많이 갖고 있는, 보급이 확대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본래 취지"라고 설명했다.

B씨도 "현재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나온 것 등 두서너 개밖에 없다.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더 많이 생산된다면 관계당국도 새로운 규정 신설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일체형 세탁건조기 신규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구도가 뚜렷한 영역이다"며 "일단 삼성과 LG가 붙었으니 경쟁은 계속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24년 2월 이틀 차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선보였다.

로봇청소기로 유명한 중국 기업 로보락도 지난 2024년 11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국내에 출시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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