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가 실직하셨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시고, 가족들에게도 늘 당당하신 분이었습니다.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능력보다 정치에 밀린 것 같다는 친척들 말씀을 들었어요. 그때 눈앞이 번쩍거렸죠. '그래, 내 능력이 우선되는 조직을 만들어보자.' 그날 에이피알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이와 같이 밝혔다. 1988년생인 김 대표가 에이피알을 창업하고 상장시키기는 과정에서 ‘금수저’일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한 대답이었다. 창업 때부터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 창업과 성장, 제품 경쟁력과 해외 개척
에이피알의 시작은 김 대표가 2014년 창업한 ‘이노벤처스’부터다. 같은 해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을 론칭했다. 이때에 사명을 에이프릴스킨으로 변경했다.
2016년 감사보고서부터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서 2014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화장품 제조 판매업 등이 주 영업목적으로 자본금은 5000만원이라고 기재했다. 이후 감자와 증자를 거쳐 2016년 말 기준 자본금은 1억원이 됐다.
2016년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글램디(GLAM.D) 등을 론칭했고 2017년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후 패션 브랜드 널리,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 포맨트,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 등까지 사업영역을 넓혀나갔다.
매출을 보면 2016년 308억원에서 2023년 5238억원으로 증가했다. 7년 동안 1601.9% 증가한 수치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종속기업은 13개로 증가했고 그중 대부분이 해외에 위치했다. 대만, 싱가포르, 중국, 홍콩, 미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프랑스, 베트남까지 다각화한 셈이다.
또한 2024년에 진입하면서 에이피알은 7개 국가와 총판 등 계약을 맺었다. 2024년 초 태국, 카타르 등에 이어 2024년 4월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몰도바 등 유럽 국가를 포함해 몽골, 멕시코 등과 총판 및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었던 주요 브랜드는 2021년 론칭한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AGE-R)로 알려졌다. 2025년 초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에이지알 전체 판매량 중 해외 비중은 약 47%다.
◇ 상장서 공개한 ‘투자 전략’ 현재진행형
에이피알은 2024년 상장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서 공모자금의 사용처를 기재했다. 당시 모집 총액은 948억원으로 매출대금,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조달금액은 723억원이었다. 그중 시설자금으로 200억원, 운영자금으로 543억원을 활용할 방침이었다.
구체적으로 시설자금은 에이피알팩토리 생산 설비 증설에 투입되고 운영자금은 뷰티 디바이스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사용계획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각 연도별 투입 규모가 정해졌다. 생산 설비와 연구개발 등 ‘뷰티 디바이스’에 집중된 형태였다.
에이피알은 ‘부스터 프로’ 추가적인 수요 대응와 향후 출시할 신규 디바이스 라인업에 대한 생산량 확보를 위해 상장으로 유입되는 공모자금을 활용하고 선제적으로 평택 소재의 생산공장을 추가 증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택공장은 가산공장과 달리 컨베이어 라인으로 공장설비 증설을 진행할 예정으로 검사공정에 투입해야 하는 작업시간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상반기에 라인당 일 생산 5000개가 가능한 컨베이어라인을 2개 구축하고 향후 최대 12개 라인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2024년 3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제1공장(가산공장)은 연 200만대, 제2공장(평택공장)은 연 600만대의 뷰티 디바이스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개발 인력도 2022년 3명에서 2024년 3분기 27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평택에 제3공장을 준공했다.
기존 공장은 뷰티 디바이스 제작에 주력하고 제3공장(제3캠퍼스)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 신사업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핵심 신소재인 PDRN‧PN 생산에 집중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상장으로 유입한 자금과 영업수익을 기반으로 연구개발과 생산능력을 향상시켜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2025년 만 36세인 김 대표가 일궈낸 성과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2025년 연매출 84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세히는 에이피알이 2025년 사업부별 매출로 뷰티 디바이스는 3670억원, 화장품 4250억원, 기타 48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바탕으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병훈 대표는?
김병훈 대표는 1988년생으로 2007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미국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는 창업의 꿈을 키웠다. 2012년 모바일 앱 서비스 ‘길하나사이’를 창업했고 2014년 화장품 회사 이노벤처스(현 에이피알)을 창업했다.
미국 대학 교환학생 기간 현지에서 구현된 모바일‧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재학 중 모바일 중심의 이커머스 사업에 돌입했다. 초기에는 SNS 기반 마케팅‧광고 대행업으로 시작해 뷰티 브랜드 창업 기반을 다졌다.
2014년 에이피알을 창업하고 ‘에이프릴스킨’을 론칭했다. 이때에 마케팅‧광고 대행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적극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에는 에이피알 단독 대표로 취임했고 해당 지위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