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님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이 아닙니다. 참사는 끝나지 않았고, 국가의 방치는 지금도 유가족에게 또 다른 참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고(故) 김경학 민중 미술가가 지난 23일 영면했다. 향년 63세. 김씨는 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있었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중 한 명인 고(故) 김애린 기자의 아버지로 1주기를 한 달여 앞두고 딸의 곁으로 갔다.
‘다정한 어른’이라는 의미가 담긴 ‘몽피’라고 불리며 대안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들을 가르쳤던 김씨는 참사 후 같은 상처를 입은 유가족들을 미술로 치유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다.
또 병마와 싸우느라 불편한 몸이었음에도, 진상 규명을 위한 투쟁에는 빠지지 않고 최일선에 섰다.
그랬던 그의 마지막을 기리는 장례 미사는 25일 나주시 노안면 성암성당에서 엄수됐다.
추모사 낭독 전 유족들과 지인들은 고인의 위패를 바라보며 허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눈물로 점철된 추모 미사에는 또 다른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했다.
고재승 유가족 협의회 이사는 “매주 일요일 참사 현장에서 함께 미사를 드리며 서로를 버티게 해 준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유진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고인은 아픈 몸을 이끌고 끝까지 투쟁했지만, 진실을 듣지 못한 채 떠났다”며 “이는 국가의 방치가 만든 또 다른 희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인이 참사 1주기에 맞춰 준비했던 그림들은 예정대로 무안국제공항에서 전시될 예정이다./윤찬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