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의 구강검진이 늪에 빠졌다.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20%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최근 2023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구강검진을 받은 수검자는 620만1574명으로 총 2300만 명 중 26.9%에 그쳤다. 이로써 우리나라 일반 구강검진 수검률은 4년 연속 20%대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앞선 2022년에는 26.4%였으며 ▲2021년 26.7% ▲2020년 25.5%였다.
이와 관련, 일반 구강검진 수검률은 지난 2019년 전까지만 해도 30%대를 사수해 왔다. 하지만 수가 구조상 한계로 인한 검진 참여 치과 부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치과 내원율 하락 등을 원인으로 해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따라서 수검률을 제고하려면 해당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반 구강검진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영유아 구강검진 수검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영유아 구강검진 수검률은 약 53.5%로 대상자의 과반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7년 중 2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42%에 그쳤던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10%p 이상 껑충 뛰어오른 기록이다. 이에 앞선 영유아 구강검진 수검률은 ▲2022년 45.7% ▲2021년 61.8% ▲2020년 46.8% ▲2019년 47.1% ▲2018년 45.2% 등 대체로 40% 중후반을 유지해 왔다.
단, 영유아 구강검진 수검률의 경우 출생 인구 감소로 인한 수치상 상승효과일 뿐, 실제 수검량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2020년과 2018년을 비교해보면, 수검률은 2020년(46.8%)이 2018년(45.2%)보다 높지만, 수검자 수는 2020년 53만1659명, 2018년 57만5994명으로 2018년이 많았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직전년도인 2022년과 비교해도 수검 인원이 약 3만5000명 늘며, 실제 수검량 또한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번 통계에서는 국민 구강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구강검진 종합 판정 결과를 살펴보면, 수검자 620만 명 중 ‘양호’ 판정자는 4만1001명으로 전체 약 0.6% 그쳤다. 반면 부정적 지표인 ‘주의’는 32.1%(199만5483명), ‘질환 의심’은 37.2%(230만7396명), ‘치료 필요’는 29.9%(185만7694명)을 기록하며, 국민 10명 중 9명의 구강건강이 부실하다는 실태를 방증했다.
이 밖에 지난해 일반 건강검진 수검률은 75.9%였으며, 전년 대비 0.5%p 증가했다.
연령별 수검률은 50대가 2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21.2%), 60대(18.5%), 30대(16.6%), 20대 이하(10.6%) 등의 순이었다. 또 암 검진 수검률은 59.8%로 전년 대비 1.6%p 증가했으며, 영유아 일반 건강검진 수검률은 76.7%를 기록했다.
이 밖에 이번 조사에서는 흡연율도 집계됐다. 그 결과 전체 흡연율은 18.6%로 전년 대비 0.7%p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성별 흡연율은 남성 32.4%, 여성 3.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