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기업 총수들에 “국내 투자 당부…규제 신속 정리하겠다”

2025-11-22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이 대통령, 7대 그룹 총수와 회동...관세협상 후속 논의 (11월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은 기업”이라며 “정부는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세협상 타결에 역할을 한 기업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대미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17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관세협상 후속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7대 그룹 총수들과 박수를 치는 모습입니다. 이 사진에 대해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사진 선택에 문제를 제기한 이도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참석자들의 면면을 드러내기보다 그간 정부와 기업의 노고에 서로 격려하는 회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방점이 찍힌 사진입니다. 아울러 ‘박수’라는 동작이 정적인 회의사진에 다소나마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살리다 보면 정작 사진은 죽습니다.

■ 오늘은 더 두툼하게...서울, 올가을 첫 영하권 (11월 18일)

늦가을에 초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전국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다음날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들겠고, 서울에는 올가을 첫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다고 예보했습니다.

1면 사진은 찬바람에 퇴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일터로 나가는 이들의 하루의 시작은 ‘출근할 때 뭐 입을까?’ 하는 거죠. 날씨는 전 국민의 관심사지만, 1면 사진 순위에선 자주 밀리곤 합니다. 1면 후보군에 주목할 만한 사진이 없었고, ‘서울 첫 영하권’이라는 정보가 1면 사진의 자격을 갖게 했습니다. 사진기자는 날씨에 민감합니다. 추위가 찾아오면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추위의 층위도 다양하고, 그에 맞춰 각기 표현이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겨울 추위에 적응하기까지 예민하게 추위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 마주 앉은 한·UAE (11월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형제의 나라에 와서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며 “한국은 양국의 100년 동맹을 위해 전방위적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원자력, 우주산업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7건을 체결했습니다.

1면 사진은 UAE를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입니다. 두 정상의 표정이 보이는 타이트한 사진과 회담장인 대통령궁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넓은 사진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것이 사진 선택의 진리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부다비 대퉁령궁의 내부를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희생자 추모 집회 참석자들의 ‘환호’ (11월 20일)

미국 집권 공화당이 지난 수개월간 의회 본회의 표결을 지연시켜왔던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상·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은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미성년자 성착취범 엡스타인과 관련해 법무부가 보유한 모든 수사 자료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입니다. 문건 공개는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 확인 차원을 넘어 그와 긴밀히 얽힌 미국 정·재계 인사와 전 세계 엘리트들의 네트워크를 규명할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련 질문에 “나는 엡스타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1면 사진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서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는 장면입니다. 이 사진과 1면을 다퉜던 사진은 대한민국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퇴역 전 마지막 항해 모습입니다. 외신사진이 1면 후보에 들어오면 ‘국내 독자가 관심을 가질 사안인가’를 따지게 됩니다. 내신과 외신사진의 무게감을 여러모로 따져보게 됩니다.

이날 밤 전남 신안 해안에서 267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독자의 관심 측면에서 보면 1면 사진은 좌초 여객선 사진이었어야 했다고 다음날 지면을 보고서야 후회를 했습니다.

■ 악수하는 한·이집트 정상 (11월 21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중 두 번째 방문국인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중동의 평화와 양국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현재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산 FA-50 고등훈련기와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에 관한 방위산업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1면 사진은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 사진 게재에는 간밤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우리시간 저녁 무렵에 진행된 한·이집트 정상회의에 보도를 유보하는 ‘엠바고’가 걸렸던 겁니다. 회담은 끝났지만 사진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주최 측에서 해제 선언을 해야 사진이 풀린다고 했습니다. 정상회담 사진을 1면에 쓸 생각으로 아예 사진 자리를 비워뒀었습니다. 결국 첫 번째 판 제작 (보통 밤에 두 차례 판을 제작합니다) 최종마감 시간 전에 사진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급히 다른 사진으로 대체했다가 두 번째 판에야 넣게 됐습니다. 아침에 정상회담의 가장 기본인,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이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전날 말도 못하게 초조했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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