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주택 불황 '버팀목' 인프라 시장서 존재감 ↑

2025-11-28

금호건설, 수주 낭보 잇달아…한라·DL도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 '예고'

정부, 내년 SOC 예산 8% 증액…철도·도시철도·광역철도 등 투자 확대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중견 건설사들이 인프라 시장에서 연이은 성과를 거두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장기화하는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공공·인프라 수주를 확대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모습이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 26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로부터 경기도 평택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공사 2공구를 수주했다.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숙성리~고덕동 일대에 전력공급을 위한 전력구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계약 금액은 1744억 원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의 9.1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호건설은 올해 대형 인프라 수주 소식을 잇달아 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전이 발주한 '500kV 동해안#2변환소 토건공사'를 컨소시엄 주관사 자격으로 따냈다. 총 사업비는 1187억 원으로 금호건설 지분은 75%(890억 원)다. 앞선 9월에는 대구 북구 조야동과 칠곡군을 잇는 총연장 7.97㎞ 규모의 '조야-동명 광역도로 2공구'도 수주했다.

인프라 사업은 리스크는 적고 안정성은 높은 분야로 꼽힌다. 공사 기간이 수년 단위로 길고 발주처가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인 경우가 많아 대금 회수 위험이 낮다. 주택 분양 시장처럼 경기 변동에 취약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HL디앤아이한라와 DL건설도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예고하고 있다. 화성특례시는 최근 화성∼오산 고속화도로 건설사업의 2차 사전적격심사(PQ) 서류 접수를 마쳤으며, HL디앤아이한라 컨소시엄이 단독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시는 해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으로, 사업계획서 평가는 이르면 내년 2월께 진행된다.

DL건설 컨소시엄 역시 인천 중봉터널 건설사업에서 단독으로 PQ를 제출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예약한 상태다. 총 4.57㎞ 규모의 대심도 터널 방식 자동차전용도로로,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를 연결하는 핵심 교통 인프라다. 인천시는 내년 1분기 사업계획서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프라 사업이 실적에 끼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금호건설의 토목·플랜트 등 인프라 관련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32% 수준에서 올해 3분기 38.3%로 증가했다.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3분기 기준 인프라 부문 누적 수주액은 3332억 원으로, 전년 동기(415억 원) 대비 약 8배 올랐다. 인프라 매출 또한 1분기 212억 원에서 2분기 497억 원, 3분기 669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가 확정되면서 향후 수주 기회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SOC 예산을 올해보다 약 8% 상승한 27조4506억 원으로 설정했다. 특히 철도 분야 예산은 7조16억 원에서 8조8411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도시철도 건설에는 7885억 원, 광역철도 사업에는 9476억 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인프라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앞으로 중·대형급 공공 프로젝트에서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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