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일가, 증여받은 주식 1년여 만에 일부 정리한 이유는[이런국장 저런주식]

2025-11-27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보유 중이던 현대그린푸드(453340)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해 정 회장이 자신이 들고 있던 지분 전량을 가족에게 넘긴 이후, 일가가 해당 주식 가운데 일부를 처음으로 매도한 사례다. 시장에서는 이를 지배구조 변화보다는 자산 정리 차원의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전날 정 회장의 아내 황서림 씨와 아들 정창덕 씨, 딸 정다나 씨가 각각 2만주씩, 총 6만주의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의 보유 지분은 각 약 97만여 주로 줄었으나, 최대주주 지위 변화는 없다.

이번 매도는 지난해 7월 단행된 대규모 지분 증여 이후 일가가 보유한 주식 중 일부가 시장에 나온 것이다. 당시 정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그린푸드 주식 429만 3097주(지분율 12.7%)를 배우자 황서림 씨와 자녀, 동생 정교선 부회장의 자녀 등에게 넘겼다. 총 524억 원 규모였다. 당시 황 씨가 99만 752주(2.9%), 정창덕 씨와 정다나 씨가 각각 99만 753주, 99만 9752주를 받았으며, 정 회장의 조카 3명에게도 각 44만 280주씩 이전됐다. 증여 이후 현대그린푸드 지분이 정 회장 개인이 아닌 오너 일가 구성원 전반에 고르게 분산된 셈이다.

다만 이런 지분 이동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의미 있는 변화는 없었다. 현대그린푸드는 급식·식자재 유통 계열사로, 지주사 전환 이후 그룹 중심축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 현재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그린푸드 지분 38.11%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 회장 일가는 이 지주사 지분 39.3%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그린푸드 지분 변동은 그룹 의사결정 구조와 직결되지 않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도를 두고 승계나 경영 참여 확대 시그널이 아닌 자산관리 과정의 미세 조정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가 확립된 상황에서 비핵심 계열사의 지분 이동은 통상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전략적 관심은 이미 기존 백화점 중심의 유통망에서 벗어나 미래형 복합쇼핑 플랫폼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더현대 2.0’ 전략을 통해 부산·광주·청주 등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복합몰 출점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승계 논의 역시 단순 지분 이동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 속에서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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