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뒤 HOF 들어간들 무슨 소용이냐” 영구 제명 피트 로즈, 절절한 유언 나왔다

2025-03-05

“죽고 나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테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겠냐.”

야구 도박으로 영구 제명된 메이저리그(MLB) 최다 안타 피트 로즈의 유언과도 같은 예언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9월30일 향년 83세로 별세한 로즈는 죽기 10일 전 영상 인터뷰를 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서다. 5일 ESPN 보도에 따르면 당시 로즈는 “틀리길 바라지만, 나는 죽은 뒤 명예의전당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로즈 본인은 ‘사후 헌액’을 바라지 않았다. 그는 “명예의전당은 가족과 팬들을 위한 것”이라며 “가족한테나 팬들한테나 내가 살아있을 때 명예의전당에 들어가야 의미가 있다. 내가 죽고 지하 3미터 아래 묻히고 난 뒤 명예의전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로즈는 자신이 감독으로 있던 신시내티 경기에 돈을 걸고 도박한 혐의로 1989년 영구제명 됐다. 로즈의 가족은 그를 사면해달라고 꾸준히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롭 만프레드 현 MLB 커미셔너도 2015년 사면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로즈 사망 이후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로즈의 현역 시절 업적을 칭송하며 그를 사면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로즈의 맏딸 폰 로즈가 변호인과 함께 최근 만프레드 커미셔너를 만나 아버지의 사면을 재차 요청했고, 만프레드 역시 이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이어졌다.

로즈가 사면되면 명예의전당 입성 가능성 또한 아예 배제할 수 없어진다. 야구계 최악의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점을 차치하고, 로즈가 현역 시절 명예의전당에 들고도 남을 기록을 세운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로즈는 24년 현역 생활 대부분을 신시내티에서 뛰면서 월드시리즈에서 3차례 우승했다. MVP를 1차례, 타격왕을 3차례 차지했다. MLB 역대 최다인 통산 4256안타 기록을 비롯해 최다 경기 출전, 최다 타석 기록을 남겼다.

영구 제명 이후 로즈는 줄곧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신시내티 감독 시절 자신의 팀 경기에 돈을 건 사실은 인정했지만, 전부 팀의 승리에만 베팅했다고 주장했다. 도박에서 돈을 따려고 일부러 경기를 지려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얘기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로즈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내 잘못인데 누구를 원망하겠느냐. 나는 실수를 저질렀고, 그건 역사에 남을 거다”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경기에 돈은 걸었지만, 항상 우리 팀이 이기기를 받았다. 나는 매 경기 이기고 싶었고, 누구보다 많이 이겼다. 나쁜 것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ESP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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