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유목민족은 초원지대에서 목축을 하면서 살았지만 혹독한 한파에 생존에 어려움이 부딪히면 농경민족을 약탈하거나 정복전쟁으로 식량을 확보하였다. 유목민족이 농경지대에 정착할 경우 서로 비슷한 비중으로 가축 사육이나 작물 재배의 반농반목 활동을 하였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러한 정착민족으로 선비족, 퉁구스족, 거란족과 여진족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동아시아민족의 기원
동아시아 민족은 구석기 후기의 씨족(氏族) 집단으로 몽골인종의 아종(亞種)인 동아종족, 북아종족, 북극종족으로 분파되어 발전하였다. 이 중에서 북아종족은 원시 알타이어계 언어를 사용하면서 동아시아에 거주하였고, 언어적으로 북방계 알타이어족(주어+목적어+동사)은 이웃하는 남방계 티벳어족(주어+동사+목적어)과 분명하게 구분되고 있다. 알타이어계의 중심인 바이칼호(Lake Baikal)는 부리야트어로 ‘큰(바이) 물(칼)’의 의미인 깊이 1700m의 호수로 한강의 옛 이름인 ‘큰(한) 물(수)’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베리아의 부리야트족이나 만주의 부여족은 ‘바이’에서 파생되었고, 바이칼 이남의 흥안령(興安領)은 유목민족과 농경민족의 경계선이다. 흥안령 이남의 만주는 민족의 혼합으로 융합 문명을 이루면서 강력한 국가를 형성하였고, 그 때마다 중국대륙, 한반도와 일본열도는 항상 침략의 대상이 되었다. 중국대륙은 한 번도 남방 민족의 정복을 받지 않았지만, 고대부터 북방 민족의 지배를 받으면서 중원을 지배하였다.
선비족, 정착 유목민족
선비의 기원인 오로크국은 두우(豆于)의 북쪽인 다퉁(大同)에서 4500리에 있었다. 1세기 말에 내몽골의 유목민족인 선비족이 흉노를 물리치고 흥안령 지역을 차지하였다. 선비족의 후연(383-409년)은 요하 상류와 대흥안령 일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면서 고구려와 전쟁을 자주 치렀다. 모용(慕容)씨의 모용선비가 4세기 초 5호16국시대에 동북지역을 점령하고 연(燕)을 건국했다.
선비족은 5호16국시대(304-439년)에 여러 북방 민족과 함께 남하하여 만주와 한반도에 정착했다. 신라의 법흥왕은 모씨로 모원종(募原宗, 삼국사기), 모진(募秦, 책부원귀), 모즉지(牟卽智, 울진 봉평신라비)로 기록되어 있다.
경주박물관의 문무왕릉비(文武王陵碑)는 김씨의 근원이 중국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 시작하여 시조인 15대조 성한왕(星漢王)을 적고 있다. 흥덕왕릉비도 김씨의 시조로 태조 성한(太祖星漢)을 쓰고 있다. 선비족은 중국대륙이나 한반도로 이동하여 직접적인 정복활동을 하지 않고 지배계급 형성으로 그 사회의 주류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퉁구스족, 북방계 수렵민족
퉁구스족은 시베리아 사하인의 아홉 부족인 ‘도쿠즈’에서 유래하며, 주로 반농반목이나 수렵을 하면서 아무르강(黑龍江), 예니세이강, 오호츠크해, 연해주 일대에서 살았다. 그 명칭은 춘추전국시대에 숙신(肅愼), 한(漢)나라에서 읍루(挹婁), 남북조(南北朝)시대에 물길(勿吉), 수(隋)‧당(唐)시기에 말갈(靺鞨)로 불렸다. 한반도의 말갈인의 기록이 있는데 500년 전후로 한민족에 동화되었다. 말갈계 국가는 유목민족의 전통인 이원적인 통치정책을 실시하면서 정착지에서 농경과 목축의 혼합농업을 실시하였다.
퉁구스계 거란족은 요나라(916~1125년)를 세워서 발해(渤海)를 멸망시켰기 때문에 고려에 망명한 발해 왕족 후손들은 거란을 적대시 하였고, 여진족은 고구려, 발해에 속하다가 발해의 멸망 후 독자적으로 활동하였다. 여진의 완안부가 세력을 형성하여 10세기 초 금나라를 세우고 요나라를 멸망시켰다. 금나라가 고려에 신하로서 조공을 요구하자 고려는 요구를 들어 주고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였다. 11~12세기에 두만강 유역의 숙여진(熟女眞)은 고려의 회유와 동화정책으로 2만 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귀화하였다.
13세기 원나라가 만주를 지배하면서 만주에서 유행했던 북방 문화도 소멸되었다가 16세기 누르하치가 여진족을 만주족(滿洲族)으로 바꾸고(1586), 후금을 건국하였다(1616). 홍타이지는 여진족의 호칭을 금지하면서 동아시아를 지배했다.
그 밖에 퉁구스족은 신장 위구르의 시버족, 홋카이도의 오로크족과 오로치인, 몽골의 에벤키족 등이 있다. 에벤키족은 소규모 씨족 단위로 흩어져서 유목생활을 하면서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긴 도포의 옷을 입었다. 전통 가옥인 선인주(仙人柱)는 나무를 원뿔 모양으로 세우고, 자작나무 껍질과 모피를 주변에 둘렀다. 이들은 샤머니즘과 곰토테미즘으로 수렵의 성공을 기원했다.
한반도는 고대부터 만주를 포함한 북방계 민족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국가를 형성하여 왔다. 북방계 민족들의 이동한 다양한 분야에 내재되어 있으며, 발해의 멸망으로 남하했던 말갈족은 고려와 조선에서 천민인 재인, 백정, 양수척, 기생 등으로 살았다.
[프로필] 구기동 신구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전)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전)(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리버풀대 MBA, 경희대 의과학박사수료, 서강대 경영과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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