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분쟁이 항소심에서 다시 한 번 엇갈린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1심에 이어 저작권 침해를 전면 부정하며 아이언메이스의 손을 들어주는 한편, P3 프로젝트 관련 파일까지 영업비밀로 인정해 책임 범위를 오히려 넓혔다.
손해배상액은 85억원에서 57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비밀 침해 자체는 더욱 명확히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저작권 쟁점에서는 아이언메이스가, 영업비밀과 자료 반출 책임 부분에서는 넥슨이 각각 우위를 점한 판결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저작권 침해 여부…1·2심 모두 “실질적 유사성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넥슨이 P3 프로젝트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두 게임의 표현형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1심과 동일하게 넥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획·그래픽·매커니즘 등 구성요소를 종합 검토한 결과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로써 아이언메이스가 제기한 ‘저작권 비침해 확인’ 청구는 항소심에서도 전부 인정됐고, 넥슨의 저작권 관련 항소는 사실상 재차 부정됐다.
저작권은 이번 분쟁의 핵심이자 넥슨의 주요 쟁점이었던 만큼, 동일 판단의 반복은 업계에서 ‘저작권 논쟁은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는 근거가 되고 있다.
◇ 영업비밀 인정 범위 확대…정보에서 파일까지
영업비밀 부분에서는 1심과 달리 인정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넥슨 측에서 제기한 P3 개발 자료 중 프로그램·데이터·소스코드·빌드 파일 등 파일 단위 자료를 항소심은 모두 영업비밀로 인정했다. 1심이 ‘P3 관련 내부 정보’ 정도로만 판단했던 범위를 파일 단위까지 확대해, 실질적 보호 영역을 넓힌 셈이다.
이는 단순한 자료 반출이 아니라, 개발 자산의 핵심 구조까지 포함된 파일 단위 자료를 법원이 영업비밀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파일 단위 영업비밀 인정은 향후 형사 사건에서 ‘반출 자료의 성격’ 판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거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보호기간도 확대됐다. 1심이 퇴사 후 2년으로 판단한 반면, 항소심은 이를 퇴사 후 2년 6개월로 확장했다. 기간은 2021년 7~8월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다. 이로써 넥슨은 ‘영업비밀 보호 기간 내 발생한 영업활동’ 전반에 대해 보다 폭넓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확보했다.
넥슨은 항소심 판단과 관련해 “P3 관련 파일이 영업비밀로 인정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영업비밀 인정 범위 확대는 향후 형사 절차에서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해배상 규모가 줄어든 부분은 판결문 분석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손해배상액 85억→57억…추정 아닌 ‘직접 산정’
항소심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의 영업비밀 침해 기여도를 15%로 산정하고, 보호기간 내 발생한 매출 등을 반영해 57억6463만원을 손해로 인정했다. 이는 1심의 85억원보다 약 28억원 감소했다.
1심은 민사상 추정 규정(영업비밀 침해 시 손해 추정)을 폭넓게 적용했으나, 항소심은 실제 매출 흐름·자료 활용 가능성·기여도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직접 산정 방식을 사용했다. 즉, 손해액 자체는 줄었지만, 영업비밀 침해의 존재와 책임 구조는 오히려 더 명확해진 셈이다.
넥슨은 피고에게 지급했던 가지급금 중 33억5532만원을 돌려줘야 하며, 일부 금액은 가집행이 허용됐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액의 산정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양측 간 금전관계를 명확히 재정리했다.
◇ 쟁점별 승패 구도…저작권은 아이언메이스, 영업비밀은 넥슨 우세
쟁점별 판단을 종합하면, 이번 항소심의 결과는 양측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승패를 나눠 가진 구조다.
저작권 부문에서는 아이언메이스의 완승이다. 저작권 침해 여부가 소송의 중심이었고, 이 판단이 아이언메이스의 글로벌 사업 확장·퍼블리싱 협상·투자 유치 등 실질적 사업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판결은 아이언메이스가 가장 우려하던 리스크를 제거한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영업비밀 부문에서는 넥슨이 우세한 성과를 확보했다. 항소심은 파일 단위 자료를 영업비밀로 인정하며 1심보다 넓은 비밀성을 인정했고, 보호기간도 확대했다. 이는 퇴사 과정에서의 자료 반출과 활용 여부를 보다 강하게 규율하는 근거가 되며, 넥슨의 내부 보안 관리 체계와 향후 형사 사건에서 유의미한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업성과 평판 측면에서는 아이언메이스가 실익을 확보한 반면, 법적 책임과 내부 보안·통제 측면에서는 넥슨이 성과를 얻은 판결 구조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표절 논쟁은 이번 항소심으로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남은 쟁점은 영업비밀과 퇴사 절차 관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이언메이스는 저작권 부분에서 두 차례 모두 승소하며 게임 IP 리스크를 제거했고, 넥슨은 영업비밀 영역에서 책임 구조를 강화하며 퇴사자 보안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근거를 확보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향후 진행될 형사 사건 및 추가 민사 절차에서도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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