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볼 쳤는데 오구 플레이로... KLPGA 권서연이 실격당한 사연은

2025-07-04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해저드에 빠져 죽은 줄 알았던 공이 살아 있었네~" 하며 기쁜 마음으로 플레이하기 전에, 잠깐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자. 내가 이미 새 공을 드롭했는지, 아직 드롭하지 않았는지를. 만약 내가 새 공을 꺼내 드롭했다면, 발견한 원구를 치는 것은 오구 플레이가 된다. '자신의 볼'을 쳤더라도 오구 플레이에 해당하는 경우다.

프로선수도 복잡한 골프 규정을 착각하거나 잘 몰라 낭패를 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 권서현(23)은 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보기 드문 실격을 당했다.

문제의 13번홀(파5). 권서현은 그린을 향해 친 두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 쪽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공이 연못에 빠졌다고 판단했다. 새 공을 꺼내 드롭했고 경기를 이어가려 했다. 그런데 원구가 연못에 빠지지 않고 러프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공을 쳐서 그린에 올리고 홀아웃까지 마친 뒤 14번홀로 이동해 티샷까지 마쳤다.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골프 규칙상 문제가 발생한 것. 일단 새 공을 드롭한 순간 원래 공은 '경기에서 제외된 공(dead ball)'이 된다. 그 공은 '볼 데드' 상태가 되어서 더는 경기를 이어갈 수 없게 된다는 규정을 권서연은 깜빡했다. 당연히 권서연이 드롭한 공으로 경기를 이어갔다면 오구 플레이는 아니다. 본인의 공을 다시 친 것이지만 규정상 남의 공을 친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을 시정하지 않은 채 14번홀 티샷까지 해버렸다는 것. 골프 규칙에 따르면 오구 플레이를 한 뒤 바로 그 홀에서 시정 조치를 취하면 실격은 피할 수 있다. 14번홀 티샷 이전에 오구 플레이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13번홀로 돌아가서 드롭을 하고 홀아웃하는 시정 조치를 취했다면 오구 플레이라는 치명적인 규정 위반은 피할 수 있었다.

권서연은 15번홀 티박스에서 KLPGA 경기위원회로부터 실격 통보를 받았다. 제보를 접수한 위원회는 권서연의 진술을 확인한 뒤 규정 위반을 최종 판단했다. 경기 중 규칙 위반 제보가 들어온 것은 이례적이며 당시 동반 선수들도 해당 상황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LPGA 관계자는 "권서연 선수는 드롭한 순간 원래 공으로는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는데 그 규정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시정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넘긴 순간 실격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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