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소속팀을 초월한 KBO 베테랑들의 연대

2025-11-25

올 시즌 KBO리그에는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들도 많았지만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굳건하게 버티는 베테랑들의 활약도 뛰어났다. 프로로 데뷔하고 강산이 두 번 바뀔 법한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감을 내뿜는 베테랑 선수들은 소속팀을 초월해 서로에게 새로운 힘과 동기를 불어넣고 있다.

투수 노경은(41·SSG)은 시즌 35홀드를 챙기며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최고령 홀드상 기록을 직접 새로 썼다. 올해 노경은의 출장 경기수(77개)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최강 불펜’으로 평가받은 SSG 필승조의 어린 후배들보다 소화한 경기 수도, 던진 이닝 수(80이닝)도 많았다.

노경은은 “예전에는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나를 두고 ‘내년에는 힘들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런 댓글을 보면 오히려 자극이 되고 힘이 됐다.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요즘은 주위에서 50살까지 해보라는 말을 듣는다. 근데 기분 좋다.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노경은의 기록을 바싹 좇은 건 한 살 어린 김진성(40·LG)이다. 김진성은 노경은보다 1게임 많은 78경기에 출장해 0.1이닝 적은 70.2이닝을 소화했고 2홀드 적은 33홀드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진성이가 내 뒤에 바싹 있어서 최고령 등판 기록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런 기록은 진성이가 깰 것 같다. 물론 진성이가 나보다 먼저 은퇴한다면 마음은 편해질 것”이라며 웃었다.

포수 양의지(38·두산)는 타율 0.337로 타격왕에 올랐다. 개인 통산 두 차례나 타격왕을 받은 첫 포수다. 양의지는 수상 후 공을 최형우(42)와 강민호(40)에게 돌렸다. 그는 “작년에 많이 다쳤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상이 많이 오고 실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형우 형과 민호 형이 ‘우리 더 할 수 있다’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만날 때마다 격려해주셨다. 올해 그것을 계기로 자신감도 많이 찾고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와 강민호는 나란히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있다. 양의지는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보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지금도 남들보다 잘하는 선수들이다. 다들 잘될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세월을 잊은 선배들은 베테랑 투수 이용찬(36)에게도 본보기이자 목표다. 이용찬은 올해 NC에서 큰 부침을 겪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돌아왔다. 이용찬은 “노경은·김진성 형님은 정말 대단하다. 나도 두 선배를 본받아 롱런하고 싶다. 젊은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찬은 두산과 NC를 거쳐 또다시 두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추게 된 양의지에 대해선 “의지 형과 함께 뛸 때 내 성적이 좋았다. 형의 도움 속에 반등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양의지는 “예전에 같은 팀에서 뛸 때는 내가 조언을 많이 해줬는데 나하고 떨어지니까 구위가 떨어지더라”고 웃으며 “내가 그만큼 이용찬을 잘 알고 있으니까 반등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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