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한 쇼핑몰에서 열대 과일 '두리안' 냄새로 인해 소방대가 하루에 4차례나 출동하는 황당한 소동이 발생했다.
독일 공영 방송 ARD의 타게스샤우 등에 따르면 소동은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헤센주 비스바덴의 한 쇼핑센터에서 발생했다.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가스 누출 감지기로 센터 곳곳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방대원들 실제로 이상한 냄새를 맡았기 때문에 환기 조치를 취하고 철수했다.
하지만 세 시간 후 다시 신고가 접수됐다. 또다시 가스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감지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방대원들은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냄새의 원인을 찾았다.
얼마 뒤 인근의 한 아시아 슈퍼마켓에서 원인이 밝혀졌다.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과일, 두리안이 범인이었다. 쇼핑몰 환기 장치가 두리안 냄새를 넓게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3시간 뒤에도 또다시 쇼핑몰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두리안 탓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현장에 출동했는데 역시나 검사 결과는 같았다. 두리안이 범인이었다.
비스바덴 소방서는 “그날 밤 인근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도 가스 누출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이 사건의 범인 역시 아시아 슈퍼마켓의 두리안이었다. 건물 거주자 중 한 사람이 해당 슈퍼에서 두리안을 사 왔고, 그 냄새가 아파트와 계단 전체를 가득 채웠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생산되는 과일 두리안은 '열대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며 별미로 평가받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과일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대중교통이나 호텔 등에 두리안 반입을 삼가라고 권고하기도 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