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두나무의 금융 자회사 두나무투자일임이 운영하는 플랫폼 ‘맵플러스’가 1년째 신규 회원 가입과 투자 유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스템 정비를 이유로 신규 투자를 제한했으나 재오픈이 미뤄지면서 사업 정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문·자산관리 업체 두나무투자일임은 2017년부터 순이익을 내지 못했는데, 두나무의 자회사 대다수가 적자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두나무가 최근 본업과 관련 없는 회사를 인수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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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투자일임은 두나무가 지분 95%를 보유한 금융 투자사이자 핀테크 업체다. 주요 사업은 △금융 상품 정보, 포트폴리오 구성, 투자 조언 등을 제공하는 투자자문 △채권·ETF·리츠 투자 전략으로 개인 계좌를 직접 운용하는 투자일임 △개인 투자자용 플랫폼 맵플러스 운영이다.
맵플러스는 2015년 10월 카카오스탁 내 자산관리 코너 ‘MAP’으로 시작한 개인 투자 일임 서비스로, 2019년 5월 별도의 앱으로 분리·독립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와 개인 투자자를 연결해 준다. 사용자는 맵플러스 앱에서 증권 계좌를 연동하고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한 뒤, 여러 운용사·자문사가 마련한 전략에 최소 50만 원부터 투자할 수 있다. 투자는 삼성증권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맵플러스는 1년 가까이 신규 회원과 추가 투자를 받지 않고 있다. 2024년 2월 21일 두나무투자일임은 “내부 시스템 정비로 인해 2024년 3월 6일부로 맵플러스의 신규 가입, 신규 투자, 추가 투자를 중단한다”라며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결정한 사항임을 양해해달라”라고 공지했다.
두나무투자일임 관계자는 “지난해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고객확인제도(KYC) 시스템 정비로 인해 신규 유입을 중단했는데, 일부 투자자문사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등 여러 사안이 겹쳐 재오픈이 미뤄졌다”며 “최근에는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인해 증권사 시스템에 변동이 생겨 앱을 활성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맵플러스를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맵플러스를 통해 투자하는 개인 회원은 800명대에 그친다.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두나무투자일임 관계자는 “현재 사업에서 맵플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오프라인 투자자문·일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맵플러스 앱에서 개인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투자 전략도 줄어들었다. 독립 출범 당시 30여 개 전략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16개(홈페이지 기준)를 제공한다. 여기에 파트너사가 빠져나가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도 문제다. 공시와 영업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두나무투자일임은 2017년부터 흑자를 내지 못했다. 두나무투자일임의 당기순손실은 2017년 5억 원으로 시작해 2018년 9억 원, 2019년 12억 원, 2020년 15억 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2021년에는 순손실 5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2022년 19억 원, 2023년 21억 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2024년도 적자로 마무리했다. 두나무투자일임이 지난 5일 공시한 4분기(사업연도 2024년 10~12월)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수익 9억 원에 당기순손실 18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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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자회사 중 적자로 고전하는 곳은 두나무투자일임만이 아니다. 두나무의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종속회사는 △퓨쳐위즈 △두나무투자일임 △두나무앤파트너스 △람다256 △바이버 △코드박스 △두나무글로벌 △두나무씨엑스와 사모투자사(3개), 부동산 투자사(1개)까지 총 12개다. 이 중 증권 관련 솔루션 업체 퓨쳐위즈, 투자 전문 회사 두나무파트너스, 사모투자사 외에는 흑자를 내지 못했다.
다양한 분야로 투자하며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를 늘리던 두나무는 최근 여러 자회사의 지분을 처분했다. 2022년에는 블록체인 업체 ‘DXM’과 증권플러스의 콘텐츠 서비스 요금 정산 업체 ‘이지스네트웍스’를 청산했고, 2023년에는 원더걸스 멤버 유빈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르’와 자동차·모터스포츠 관련 비즈니스 솔루션 업체 오토매닉스를 매각했다.
일부 자회사의 지분을 줄이는 모습도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두나무가 보유한 코드박스의 지분율은 2023년 62.91%에서 2024년 3분기 61.81%로 소폭 감소했다. 코드박스는 주주명부 관리, 법인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ZUZU(주주)’를 운영하는 업체다. 코드박스도 지난 2022년 31억 원, 2023년 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두나무가 지난 17일 디지털 악보 플랫폼 운영사 ‘MPAG’를 자회사로 편입해 눈길을 끈다. MPAG는 글로벌 디지털 악보 플랫폼 ‘마이뮤직시트(글로벌)’ ‘마음만은 피아니스트(한국)’ ‘코코로와 뮤지션(일본)’ 등을 운영하는 업체다. MPAG의 플랫폼에서 작곡가, 뮤지션 등이 직접 다양한 장르의 악보를 업로드하고 판매할 수 있다.
두나무는 “2024년 11월 MPAG를 지분 확보 형태로 인수했다”라며 “MPAG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고 음악 교육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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