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의 자발적 힘 보여준 신안군 병풍도 꽃축제

2024-10-15

[전남인터넷신문]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는 독일의 사회주의 철학자·경제학자로 카를 마르크스와 함께 마르크스주의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인간 사회의 생산은 생활 수단, 즉 음식, 의복, 주택 및 이에 필요한 도구의 생산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자신의 생산이다. 즉, 종의 번식이다.”라고 했다.

“인류의 생산은 개인의 생명 발전을 강화하여 이를 보호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집단의 힘을 재생산하고 강화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고대인들은 개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한 자연의 힘을 숭배했을 뿐만 아니라, 종의 번식을 추구하기 위해 특정한 자연의 힘을 숭배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티베트인들은 언제나 눈 덮인 봉우리들 사이의 저산소 고원에서 살아왔고, 이는 혹독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생식인구의 증가에 대한 강한 요구를 강요받았으며, 그에 따라 수많은 생식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신 숭배, 신성한 호수, 신성한 산, 신성한 화살 등은 모두 생식문화의 예이다. 그중 티베트 축제문화의 꽃따기 축제와 꽃 감상 축제는 꽃을 은유하는 재생산 문화신앙의 살아있는 역사이다(https://baike.baidu.com).

티베트인들의 꽃따기 축제는 5월 4일 산에 올라 큰 신들에게 제사를 지낸 뒤 각 가문에서 혈연관계에 있는 남녀를 분리한다. 그날 밤 모든 사람들이 산에 머물면서 조상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산을 내려가면서 꽃을 딴다. 마을로 돌아오면 아이가 없는 가족에게 딴 꽃들을 준다. 꽃을 주는 사람들은 문밖에서 “당신의 집에 수천 송이의 꽃을 보냈습니다. 많은 자녀를 기원합니다.”라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 꽃을 받은 사람들은 꽃을 따서 준 사람들에게 음식과 술을 보상으로 준다.

티베트인들은 아이가 없는 가족에게 꽃을 주며 아이를 기원하는 목적은 다산과 번영을 기원하는 것이다. 이는 조상의 토템인 주마(Zhuma)에서 꽃을 채취할 뿐만 아니라, 꽃이 씨앗을 맺고 열매를 맺기 때문인데, 이는 다산과 번식의 상징이다. 이것은 엥겔스가 주장한 “인간 자신의 생산”이라고 할 때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고, 꽃축제를 찾는 것은 본능이며, 오래된 전통이라 할 수가 있다.

사람들이 꽃을 보면 본능적으로 좋아하고, 꽃을 망자에게 바쳐 천국과 극락에가거나 다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문화는 세계 곳곳에 있다. 오늘날에도 꽃은 국가와 민족, 세대에 관계없이 사랑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화훼산업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연과 꽃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듦에 따라 꽃을 대량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꽃축제를 찾거나 꽃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은 화훼관광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자체에서는 꽃밭을 조성하고, 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의 경우 많은 화훼가 고사하거나 불개화, 개화 지연 현상으로 관광객들에게 불신과 실망을 안긴 사례가 많았다. 꽃축제 주체 측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대부분 이상 기후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는데, 그 근본 원인은 꽃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다. 또 “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라는 속담처럼 꽃에 대한 정성, 애정 및 경험을 갖고 재배해야 하는데, 축제를 위해 기계적으로 재배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신안군 병풍도에서는 곳곳에서 꽃축제가 파행된 것과는 달리 꽃축제에 사용한 맨드라미를 비롯한 꽃들이 정상적으로 자라서 정상적으로 개화해서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그 배경에는 지역민들 스스로가 꽃의 상태를 보아가면서 관리를 했기 때문이다.

꽃 재배에 관여한 지역민에 의하면 올해의 경우 이상 기후로 다른 해 보다 관리에 힘이 들었으나 상황에 따라 재빠른 대응으로 화훼를 정상적으로 개화시키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이는 꽃축제뿐만 아니라 농촌의 다양한 사업들이 지역 농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행할 때 실패가 적음을 의미한다. 신안 병풍도 맨드라미 축제는 끝났으나 지역의 발전에는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 효과적이다는 교훈을 알려준 여운을 남겼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4. 혼쭐난 전남 꽃축제, 실패에서 배워야.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4.10.14.)

허북구. 2023. 식용꽃 축제와 전남의 꽃축제.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3.8.2.)

허북구. 2022. 꽃축제는 성하고, 지역은 쇠하는 현상.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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