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3)이 10년 간 몸담았던 팀과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차기 행선지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 FC(LAFC)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손흥민은 2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 앞서 별도의 입장 발표를 통해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해 EPL에 진출한 손흥민은 이로써 10년 간의 토트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뒤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고, 2024-2025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구단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겼다.
손흥민은 2021년 7월 토트넘과 두 번째 재계약을 맺었고, 여기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이 올해 1월 행사되면서 계약 기간은 2026년 여름까지로 연장된 상태였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구단과의 재계약 논의가 지지부진해졌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과 토마스 프랑크 감독의 부임 이후 팀 리빌딩 기조 속에서 베테랑인 손흥민의 입지가 불안해졌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라리가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 등 유럽 주요 구단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미국 MLS의 LAFC가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손흥민은 이날 구체적인 이적설에 대해 “미래 거취는 내일 경기 이후에 좀 더 확실해지면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하다”며 말을 아꼈지만, “저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그런 게 (결정을 하는 데) 컸다”고 밝혀 미국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공동 개최되는 점을 고려할 때, 손흥민이 미국행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영국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토트넘 프랑크 감독에게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LAFC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사우디 클럽의 더 유리한 제안보다 손흥민의 공로와 뜻을 존중해 이적을 지지하고, 조건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한 LAFC에는 토트넘 시절 오랜 동료였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뛰고 있으며, LA는 미국 내 한국인 거주자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점도 손흥민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홍콩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프리시즌 경기(1-0 승리)를 마친 뒤 LAFC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쿠팡플레이 시리즈 방한 경기가 손흥민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