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추사 덜컥 산 게 수업료 됐소…고미술 진품명품 뒷얘기[BOOK]

2025-04-04

옛것에 혹하다

김영복 지음

돌베개

‘인사동 터줏대감의 우리 고미술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시작은 지은이가 스무살 무렵, 추사 김정희의 대련(對聯)인 줄 알고 가품을 속아선 산 에피소드다. 3~4년 모은 돈을 날린 심정이 어땠을까마는 그 일이 비싼 수업료가 됐다고 한다. 배우고 경험하며 안목을 키워 자신의 눈으로 판단하면 실수를 덜 하게 되고 행여나 잘못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며 50년간 겪고 들은 고서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컨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허름한 붓 한 자루를 흥정 끝에 사 간 일본 화가가 있다. 다소 높은 가격도 개의치 않으니 오히려 주인이 궁금할 지경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붓이 서수필, 즉 쥐의 수염으로 만든 귀한 것이었단다. 옛 물건이란 게 이렇게 정해진 값이 없으니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만 내공을 겨룰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이 세상 빛을 보기까지 등 ‘TV쇼 진품명품’ 20년 차 감정위원이기도 한 지은이의 뒷얘기가 쏠쏠하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평범해도 노련한 사람은 알아보는, 속된 말로 ‘구로도무끼’에 속하는 명작 등을 80개 에세이로 풀어낸다. 통문관 점원 출신 문우서림 주인이자 ‘인간문화재’로 통하는 골동업계 산 증인의 웅숭깊은 첫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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