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진영이 첫 방송부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박진영은 지난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연출 박신우,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몬스터유니온, 하이그라운드)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날카로운 이성과 그 이면에 자리한 내면의 흔들림을 절묘한 감정선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호수가 과거 미지(박보영 분)와 고등학생 시절 인연이 있었던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차갑게 들리는 말투 속에서도 미지를 향한 오래된 기억과 잊지 못한 상처가 녹아 있는 그의 태도는 인물의 다층적인 심리를 암시했다. 박진영은 직설적인 언어보다 눈빛과 침묵으로 호수의 불안과 거리감을 그려내며, ‘경계에 선 사람’의 미묘한 상태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특히 박진영은 워커홀릭 변호사의 면면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증인 진술의 번복 가능성을 빠르게 포착해 재판 연기를 제안하고, 고객의 전과 기록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장면에서는 이성적인 판단과 업무 능력이 돋보였던 대목. 이어 최 회장과 팽팽한 신경전 직후 충구(임철수 분)와 나눈 대화에서 나온 “이기려고 그랬습니다”라는 대사는 호수의 내면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 순간이었다. 박진영은 짧은 머뭇거림과 자조적인 톤으로 인물의 현실적인 고민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박진영은 이호수라는 인물의 상반된 면모를 안정된 호흡과 리듬으로 설계했다. 대사의 간격, 인물 간의 거리, 눈빛의 변화까지 철저히 계산하며 캐릭터에 입체적인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과거의 오해를 떠올리며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는 장면에서는 절제된 침묵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처럼 박진영은 절제보다는 절묘한 조절력으로 극의 균형을 이끌었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눌러 담는 방식으로 인물의 깊이를 표현했고, 시선과 말끝의 미세한 떨림으로 호수의 오래된 상처를 실감 나게 묘사했다. 인물 간 거리감의 미세한 변화, 긴장과 이완이 교차하는 호흡 조절, 절묘한 시선 처리 등 모든 요소가 정교하게 맞물리며 극 전체의 흐름을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미지의 서울’을 통해 다시 한번 성숙한 연기력을 입증한 박진영. 말보다 시선, 직설적인 표현보다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호수라는 인물의 복잡한 서사를 설득력 있게 채워가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한편, 박진영이 출연하는 ‘미지의 서울’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