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하루 하나씩'···'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표 공약은

2025-04-27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7.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본선행을 확정지으면서 이 후보가 경선 과정에 내놓은 공약들에 관심이 높아진다. 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만큼 이 후보가 낸 제안들은 당의 구체적 공약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출마 선언부터 공약 발표에 이르기까지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선 캠페인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 균형발전과 미래비전을 담은 지역·분야별 공약은 시의성을 고려해 발표되는 등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구성했다는 특징도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지난 4일 SNS에 "지금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적은 뒤, 10일 "진짜 대한민국을 위해, 위대한 대한민국의 최고의 훌륭한 도구가 되겠다"는 내용이 담긴 출마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지역·분야별 공약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경선 후반부로 갈수록 거의 매일 공약을 발표해 '1일 1공약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각 분야 이해관계자와의 만남을 앞두고 해당 분야의 숙원을 해소하는 공약을 선보였다.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 방문을 앞두고 "AI 세계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며 AI 100조원 투자 시대 개막을 약속했고, 자본시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코스피) 주가지수 5000시대 열겠다"며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시의성을 고려한 공약 발표도 눈에 띄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16일에는 추모 메시지와 함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며 대통령실 국가안전 재난·안전 관리 컨트롤 타워 복원 등을 담은 재난·안전 공약을 발표했다. '장애인의 날(20일)', 과학의 날(21일), 지구의 날(22일)에 각각 장애인, 과학기술, 기후·과학 공약을 내놨다.

권역별 민주당 경선 일정이 확정된 후에는 지역과 밀접하게 연계된 공약들도 속속 공개했다. 육·해·공군 본부가 소재한 충청권 경선에 앞서 방위산업 공약을, 한반도 최대 곡창지대와 풍력단지가 위치한 호남권 경선을 앞두곤 농업·에너지 공약을 각각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지역별 공약을 내놓을 때, 민주당이 추진해 온 '5대 권역별 메가시티' 정책을 토대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자신만의 구상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 각 지역이 지닌 경쟁력·전통성 위에 새로 움트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비전이 주를 이뤘다. 거대한 담론 후 개별 지역의 청사진을 제시한 게 아니라, 각 지역의 요구에 맞춘 공약을 통해 자신만의 균형발전 방안을 선보인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약·비전/그래픽=김현정

이 예비후보는 충청권 공약을 통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다"며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국회·대통령실 완전 이전을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세종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영남권 공약에선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을 구분해 각각의 비전을 제시했다. TK의 경우 "성장 엔진 재가동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신화 대구·경북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전통적인 섬유 산업의 고도화를 이끄는 등 미래 핵심 산업을 키우겠단 전략이다.

PK에서는 북극항로 개척 시대를 맞아 부산을 해양 수도로 만들겠단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를 이전하고 해운·물류 대기업의 본사 및 연구개발(R&D) 센터를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조업이 밀집한 울산·경남도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맞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지원하겠단 뜻을 발표했다.

강원·제주의 경우 천혜의 자연을 기반으로 한 관광도시 육성을 약속하며 의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닥터헬기 도입과 제주대병원 상급종합병원 육성 의지를 피력했다. 호남에서는 "AI·에너지·농생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메가시티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광주(AI)·전주(금융) 등 주요 도시별 성장 특화 분야를 세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을 뉴욕·런던·파리 급의 '글로벌 경제수도'로 키우고 인천과 경기를 각각 글로벌 물류 허브, 반도체 특구로 조성하겠단 비전을 제시했다. 수도권 통합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며 통합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경쟁력 제고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가 전통적인 선거전에서와 같이 군중 몰이를 하지 않고 누구나 볼 수 있는 SNS를 통해 공약을 공개한 점은 눈여겨볼 만 하다"고 평가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경선에서는 본선을 대비해야 하는 탓에 '전략적 모호성'을 띨 수밖에 없다"며 "안정감을 줘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번 대선에서 혁명적인 슬로건보단 예상할 수 있는 선에서 비전을 밝히는 방식의 공약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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