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이강인(24, PSG)이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리그 우승을 확정 짓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경기 내외적으로 들려오는 냉소적인 평가와 불투명한 미래는, 그를 향한 기대보다 현실이 더 냉혹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프랑스 '르10 스포르트'는 23일(한국시간) "이강인은 PSG의 영입 실책이었다"는 프랑스 축구 칼럼니스트 피에르 메네스의 혹평을 전했다. 메네스는 "이강인은 PSG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끔찍한' 선택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낭트전에서 시즌 6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선제골을 도운 당일 나온 평가다.
이강인은 이날 낭트 원정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 전반 33분 비티냐의 득점을 도왔다. 총 63분을 뛰며 1어시스트, 1슈팅, 2차례 기회 창출을 기록했고, 축구통계 매체 '풋몹'에서는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8점을 받았다. 하지만 메네스는 "유니폼을 팔기 위해 영입된 선수 아니냐"라며 냉소적으로 일축했고, 어시스트 장면조차 "우연의 산물"이라고 깎아내렸다.
메네스는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21년 전 직장 동료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 경찰에 체포됐다. 불명예를 뒤집어쓴 그는 방송계에서 퇴출됐고, 이후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하고 있다.
메네스는 지난해 12월에도 한 차례 이강인을 비판한 적 있다. 당시 그는 "나는 이강인이 늘 가볍다고 주장했다. 그가 2~3골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난 이강인이 가볍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강인은 개성이 부족하다. 측면에서 드리블 빈도가 특히 높고 전진 패스 능력도 부족하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이강인은 브레스투아와 경기에서 음바페에게 좋은 어시스트를 올렸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 그는 PSG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팀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고도 덧붙였다.
뒤이어 2024-2025시즌 초엔 "난 처음부터 이강인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난 이강인이 RCD 마요르카에서 경기하는 것 봤는데, 그가 드리블을 하는 걸 봤지만, PSG로 이적한 후에 상대 선수를 드리블로 제치는 걸 본 기억이 없다"라며 이강인의 드리블 능력을 문제삼았다.
이어 "난 이강인이 뒤로 물러나는 것만을 봤고 여전히 PSG는 그에게 너무 큰 구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억지 주장에 가깝기에 메네스의 지적이 곧바로 정론이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이강인을 둘러싼 PSG 내부 분위기와 맞물려 뼈아픈 지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몇 달간 이강인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환시키는 실험까지 감행했다. 공격에서 강점을 보였던 이강인에게는 생소하고 까다로운 위치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짧은 패스, 긴 패스 모두 능숙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다"라고 했지만, 이는 이강인에게 안정적인 포지션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가 불편함을 느끼는 역할이더라도,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물론 이강인은 낭트전 윙포워드 자리로 복귀하긴 했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의 여름 이적 가능성을 연일 언급하고 있다. '풋 01'은 "이강인은 PSG에서 필수 자원이 아니다. 이적 혹은 임대를 통해 새 출발이 필요하다"라고 전했고, '스포르트'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강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PSG는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 데지레 두에,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 포지션별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고, 엔리케 감독의 신뢰는 다른 이들에게 향하고 있다. 이강인이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