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전전한 500억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 이어
‘킥킥킥킥’ 0%대로 추락하며 최저 경신
로멘틱코미디 장인 공효진과 한류 스타 이민호가 뭉친 tvN ‘별들에게 물어봐’가 1~2%대의 시청률을 전전한 끝에 씁쓸하게 퇴장했다.
시트콤 부활과 지진희의 코믹 연기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던 KBS2 ‘킥킥킥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첫 회 2.1%로 시작해 2회 만에 1%대로 내려앉은 이 작품은 최근 회차에서 0.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 사상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효리·지코·이영지 등 스타 MC들이 줄줄이 나섰지만, 1%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음악프로그램 ‘더 시즌즈’까지. 스타 캐스팅을 무색하게 하는 아쉬운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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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보인 ‘개소리’에 이어 ‘킥킥킥킥’과 방송을 앞둔 ‘빌런의 나라’ 등 ‘시트콤 부활’로 ‘위기’ 분위기를 뒤집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KBS는 ‘킥킥킥킥’의 시청률 0%대로 인해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천만 배우’ 지진희와 한때 ‘스타 피디’ 조영식 PD가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고 구독자 300만을 향해 달려가는 내용의 ‘킥킥킥킥’은 과한 캐릭터 설정과 과장된 전개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4회 만에 0%대로 내려앉은 뒤, 최근 회차인 8회에서 0.4%를 기록하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되던 ‘킥킥킥킥’을 7회부터 오후 10시 50분으로 편성까지 변경했지만, 이미 절반 이상 방영된 작품의 결과를 뒤집기는 힘들어 보인다.
시즌1 박재범을 시작으로 악뮤, 이효리, 지코, 이영지 등 스타 MC들이 연이어 진행자로 나선 ‘더 시즌즈’ 시리즈도 0~1%대를 오가고 있다. 매 시즌 새로운 MC들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1%대의 시청률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 박보검이 14일부터 ‘더 시즌즈 - 박보검의 칸타빌레’의 진행을 맡게 됐지만,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현무카세’,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기안이쎄오’ 등 선보이는 예능마다 0%대를 기록 중인 EAN의 상황도 심각하다. 앞서 언급한 tvN, KBS보다 채널 인지도가 낮다는 한계도 있지만, 전현무와 백종원 기안84 등 예능가에서 가장 ‘핫한’ 인물들이 나선 것을 고려하면 굴욕적인 결과다.
스타급 연예인들을 투입하면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기본적으로는 ‘낮은’ 완성도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약 500억이 투입된 대작이었지만, ‘전개가 구시대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실망감을 안겼다. ‘킥킥킥킥’ 또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과한 전개로 시트콤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모호한’ 정체성으로 타깃 시청층을 뾰족하게 겨냥하지 못한 것도 패착으로 꼽힌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SF 드라마의 흥미도, 로코의 설렘도 유발하지 못한 이도저도 아닌 시도로 남았으며, ‘킥킥킥킥’ 또한 시도만 하다 만 B급 감성으로 ‘어설픈’ 인상을 주고 있다.
MC는 바뀌지만, 기본 구성은 그대로 이어가며 ‘연간 프로젝트’의 의미를 무색하게 한 ‘더 시즌즈’를 비롯해, 토크와 먹방 사이 애매했던 ‘현무카세’, 사연을 가진 출연자들의 요리 대결 내세웠지만 감동도, 긴장감도 모두 놓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 등 어색한 변주를 시도한 예능프로그램도 되려 무색무취의 전개를 보여주게 됐다.
독특한 설정의 맛을 제대로 살리며 ‘반전’ 결과를 내는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더욱 씁쓸하다. 대표적인 예로 문가영, 최현욱이 주인공인 tvN ‘그놈은 흑염룡’은‘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악연이 된 주인공들이 직장에서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데 ‘온라인 게임’과 ‘흑역사’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활용, 젊은층을 제대로 저격하며 4%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고교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만화적’으로 구현해 입소문을 탄 티빙의 ‘스터디그룹’ 또한 깜짝 흥행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었다.
결국 스타 캐스팅 외엔 뚜렷한 전략이 없었던 안일함이 실패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일부 실패작들이 요즘 시청자들을 겨냥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교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