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의 증가, 원격진료 시범사업 확대,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의 대중화 등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중이다. 산업연구원 통계를 보면 2021년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약 6조원 수준으로 평가됐고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더 정교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헬스케어 시장은 기존의 병원, 약국 중심을 넘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의료 서비스는 환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 의료 인프라를 보완하고 개인의 건강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은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병원, 약국, 보험사, 건강관리 앱 등에서 분절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합·분석할 수 있다면 소비자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까지 국내 의료 데이터 시장은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의료 AI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데이터 활용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이제는 소비자의 생활습관, 유전정보, 질환 이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를 통해 개인별 복약 관리, 영양 관리, 운동 솔루션 등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얻고 건강 상태를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에는 전문가의 역할이 단순히 진단과 처방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 역시 능동적으로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함께 맞춤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건강관리 전략을 세우는 협업 관계가 돼야 한다. 이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본인이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운동·식단·복약 기록 등 행동 유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다. 이러한 플랫폼이 곧 건강 슈퍼앱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병원 예약, 약국 복약 지도, 건강 정보 모니터링, 보험 연계 등 일상에서 필요한 건강 서비스를 통합 제공해주면 소비자는 더 쉽고 편리하게 자신의 건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이러한 슈퍼앱 개념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머지않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물론 만성질환자, 노인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통합 솔루션이 절실하다. 최근 발표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이미 17%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2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미래는 기존에 스마트폰에 익숙해 있던 세대들이 맞이할 고령화 시대가 될 것이고,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보다 편리하고 직관적인 건강관리 툴이 필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데이터 기반의 슈퍼앱을 구현함으로써 의료 인프라를 효율화하고 소비자의 건강한 삶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시대를 한층 더 가속화하고, 전문가는 소비자와 함께 그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보건의료 마이데이터 활용과 혁신적인 플랫폼이 결합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보다 나은 건강관리 경험을 제공하는 슈퍼앱이 머지않아 탄생하리라 예상한다.
김슬기 바로팜 대표이사 baro.kim@baroph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