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받는 사람들이 기다리던 미륵불

2024-12-2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요즈음 ‘명태균 게이트’로 유명한 명태균 씨는 사람들이 자기보고 ‘미륵’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삼국사기》 권 50, 궁예 편에 나오는 기록에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 후기에 후고구려(뒤에 태봉)를 세운 궁예는 늘 자신을 현세의 미륵(彌勒)이라고 했다고 하지요. 그런 그는 자기 부인 강 씨가 왕이 옳지 못한 일을 많이 한다고 하여 충언을 올렸지만, 관심법(觀心法, 스스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들먹이며 간통한다고 뒤집어씌워 죽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미륵불(彌勒佛)이란 석가모니가 열반에 든 뒤 미래에 사바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부처를 이릅니다. 고려말, 조선초에 향나무를 바닷가 개펄에 묻어두는 ‘매향의식(埋香儀式)’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때 자주 출몰하던 왜구의 침탈에 고통을 받던 백성들이 자신들을 구원해 줄 미륵이 오시기를 간절히 비는 뜻을 담았습니다.

어느 시대건, 지배자와 억압받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그 억압받는 사람들은 누군가 구해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억압받는 민중의 바람이 신앙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 바로 미륵신앙(彌勒信仰)입니다. 미륵신앙은 서양 기독교의 구세주 신앙과 비슷합니다. “님이 오셨다, 사랑이 오신 게다 / 내 속으로 미륵이 쳐들어오신 게다” (김종제 시인의 “미륵 오셨다”에서) 오늘은 예수가 태어난 성탄절, 우리나라엔 전통적으로 ‘미륵신앙’이 있었음도 생각하게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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