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에릭 슈밋 전 구글 CEO도 뛰어들었다…치열해진 우주 전쟁

2025-03-11

에릭 슈밋(69)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가 로켓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블루 오리진) 등 쟁쟁한 빅테크 거물들 간 우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슈밋 전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로켓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 CEO로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그가 기업 CEO 자리를 맡은 것은 2011년 구글 CEO 직에서 물러난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에릭 슈밋은 누구야?

슈밋 전 CEO는 스타트업 구글(현 알파벳)을 빅테크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2001년 구글의 두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찾아와 다짜고짜 경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를 수락했다. 당시 그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거쳐 소프트웨어업체 노벨 CEO를 지내고 물러난 상황이었다. 거대 정보통신(IT) 기업 고위직을 지낸터라 이들의 제안이 내키지 않았을 텐데도 그는 “둘의 열정과 비전, 통찰력을 믿어보기로 했다”며 흔쾌히 합류했다. 이후 2011년까지 구글 CEO를 맡아 두 창업자가 마음껏 혁신할 수 있게 기업 운영 전반을 책임졌다.

구글 CEO에서 물러난 이후엔 약 328억 달러(약 47조 원) 규모 개인 자산을 바탕으로 유망한 스타트업 투자자로 활동했다. 오픈AI와 경쟁할 수준의 AI 기술력을 갖춘 인플렉션AI, 미스트랄AI 등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항공 우주 및 방위 산업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이번에 합류하는 렐러티비티 스페이스에는 지난 1월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어떤 회사?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2016년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출신 엔지니어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이 가능한 저비용 로켓을 개발해 저궤도 및 중궤도로 최대 약 2톤(t) 이하 인공위성 등을 운송하는게 목표다. 로켓 제작 비용 절감을 위해 3차원(D) 프린터, 자동화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한다. 2023년 소형 로켓 ‘테란 1’을 처음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인 팰컨9, 팰컨 헤비와 경쟁할 수 있는 대형 로켓 ‘테란 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간 약 20억 달러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40억∼60억 달러(8조7540억원)로 추정된다. NYT에 따르면 슈밋 전 CEO는 최근 직원들과 미팅에서 회사 프로젝트에 강한 열정을 보였고, 기업 운영 강화와 제품 및 제조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민간, 뉴스페이스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국가, 정부기관의 전유물이었던 우주 산업은 최근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했던 진입 장벽을 스페이스 X가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면서 혁신한 덕분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0월엔 발사 후 복귀하는 로켓을 거대한 젓가락 형태 로봇 팔(메카질라)로 잡는데 성공하면서 재사용 로켓의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키기도 했다. 블루오리진, 유나이티드 론치(ULA),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이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우주산업 규모가 1조 달러(약 13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저궤도에 집중하는 이유

민간 우주 기업들은 주로 상공 200~2000㎞ 미만 저궤도 시장을 노린다. 더 높은 상공을 도는 중궤도, 정지궤도보다 상업적 경쟁력 확보에 더 유리해서다. 저궤도 위성은 통신 전파 신호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지만, 통신 가능 범위가 좁다. 범위가 좁은 만큼 더 많은 인공위성이 필요하다. 로켓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변강일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빅테크 거물들에게 우주 산업은 블루오션”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수천개 위성을 저궤도에 올릴 기술을 확보한다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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