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유사하게 만든 페이크 사이트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쇼핑몰 이름과 사용자환경(UI)을 도용하고 도메인 주소까지 비슷하게 만들어 소비자를 속이는 식이다. 비정상SNS 광고나 오픈채팅방에서 공유되는 링크 등에 대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통업계의 적극적인 피해 예방 대책도 시급하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쇼핑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사칭 유해 사이트를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최근 컬리와 유사한 이름으로 로고와 상표, 사용자등록번호, 대표 이름, 본사 소재지까지 모두 도용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이트 사례가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컬리 측은 “정상 이용자들의 혼선을 야기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면서 “유사 도메인, 상호, 상표, 비정상 SNS 광고 등은 모두 자사(컬리)를 사칭하는 유해사이트 가능성이 높다”고 당부했다.
컬리는 2015년 서비스 개시 이후 누적 가입자 수 1200만명을 확보한 대형 온라인숍이다.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누적 가입자도 150만명 이상이다. 범죄단은 이처럼 고객 충성도가 높은 대형 쇼핑몰을 도용·사칭해 피해자들을 유인, 결제를 유도해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지난달 자사 마케팅 활동으로 속인 '스미싱' 사례를 확인했다. 스미싱은 피해자 스마트폰을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후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빼내는 범죄 수법이다. 왓츠앱, 텔레그램 등에 생성한 오픈채팅방에서 '댓글 작성' '좋아요 누르기' 등 아르바이를 수행한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대화 말미에 특정 링크를 보내면서 스미싱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측은 “왓츠앱에 해당 행위를 신고하고 제제하도록 요청했다”면서 “메신저를 통한 오픈채팅방을 통한 파트타임 마케팅 활동을 유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양판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800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회원을 확보한 롯데하이마트도 사칭 범죄의 대상이 됐다. 포털을 거쳐 쇼핑몰에 접속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공식몰(e-himart) 주소를 정확히 알고 있는 소비자가 적은 것을 악용해 'hi-mart24' 'i-himart24' 등 유사 사이트로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수법이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공식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제휴몰 이외에 별도 쇼핑몰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현금 결제를 유도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유명 온라인숍을 사칭·도용하는 범죄 피해 사례는 당분간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커머스 플랫폼 이용자가 늘고, 유통업계의 제휴처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범죄조직이 지능화하면서 소비자 개개인이 '가짜 사이트' 여부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이 혹시 모를 고객 이탈을 우려해 사칭·도용 피해 사례를 공지사항 등으로 소극적으로 알리고 있다”면서 “한층 적극적인 피해 예방 활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