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김도상 지음/생각나눔/484쪽/2만8천 원
청동기시대 평균수명 38세 추정
수로왕 157년 고로왕 115년 재위
재위 기간 따지면 픽션에 가까워
현장 다니며 과거·현재 연결 노력
최근 ‘가야 고분’ 유네스코 등록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가야사(伽倻史)가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저자들은 이에 몇 차례 고녕가야에 대해서 역사 현장을 따라다니며, 얻어들었던 사실을 메모하고 관련 자료를 수합 정리했다.
역사는 첨단과학이다. 고고학에서는 현대물리학의 반감기(半減期)를 이용해서 절대연대를 측정하고, 동일성의 원리에 따라 시설물의 축성과정에서 계량고고학을 이용한다. 따라서 과거 역사유적에 대한 토목공학의 탄성 추계를 한다. 옛날엔 춘추필법과 고귀야(古貴也) 혹은 후고박금(厚古薄今) 원칙에서 역사 사료의 학술 가치를 저울질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역사적 사실 하나를 비정(比定)하는 데도 i) 사회과학인 신의칙, 경험칙, 논리칙 및 실험칙 등을 무시할 수 없다. ii) 델파이 신전의 신탁이 아닌 언어학(발음학, 의미론, 화성론 등), 어원(범어, 타밀어 등), 표기(이두, 차음, 차의 등), 지명유래, 위정자의 의도 등을 매트릭스 모형화(matrix model)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가야사에 국왕의 재위 기간에서 김수로왕은 157년, 김고로왕 115년이나 된다. 물론 일본서기에서도 70~120년의 왕조가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청동기 시대 평균수명 38세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잣대로 단순하게 재위 기간을 판단하면 역사 사실(non-fiction) 아니라 소설(fiction)이다. 가야 연맹체 국가 혹은 제후국에서는 맹주국의 윤허가 떨어져야 왕조가 바뀐다. 따라서 문자 기록의 액면보다 그렇게 기록해야 하는 배후를 읽어야 한다. 고녕가야에서 현재와 대화를 할 부분이 많다. 단적으로 사도성(沙道城)에 사벌국(沙伐國) 호민 80호를 이주시킨 건 오늘날 휴전선 대성동(臺城洞) ‘자유의 마을(戰略村)’이란 현실을 비교하여 들여다보게 한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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