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결국 ‘수수료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테고리에 따라 최저 3.3%부터 최대 8.8%까지 부과될 전망이다. 그동안 0% 수수료 정책을 앞세워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해온 알리익스프레스가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세금융신문이 단독 입수한 ‘알리익스프레스 카테고리별 수수료’ 자료에 따르면, 식품·뷰티·가전 등 주요 품목 수수료가 8.8%로 책정됐다. 커피·과일 등 일부 식품과 대형 가전, 태블릿·노트북 등은 5.5~6.6%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번 수수료 부과는 내년 2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 쿠팡보단 낮거나 비슷…네이버보단 다소 높아
알리익스프레스의 새 수수료율은 국내 주요 경쟁사와 비교하면 쿠팡(4~10.9%)과는 대체로 유사하거나 일부 카테고리에서 다소 낮은 편이다. 반면 네이버는 결제수수료(1.98~3.63%)에 연동 수수료(2%)를 합쳐도 5% 안팎에 불과해, 알리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검색 광고 등 추가 비용 항목이 있지만 수수료 부담만 놓고 보면 알리가 네이버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 합작 법인, 오히려 지마켓에 ‘독(毒)’ 될 수도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추진 중인 합작 법인(JV) 설립이 지마켓 입장에서는 되레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마켓은 카테고리에 따라 9~13%의 수수료를 책정해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 유통업계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 체계를 어느 정도 안정화하고, 지마켓 수준의 국내 고객지원·물류 서비스를 갖춘다면, 같은 합작 법인 내에서 지마켓 이용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수수료 전환 이후 가격경쟁력 유지할까?”
결국 알리익스프레스가 0% 수수료 시대를 마감하고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알리 측이 대규모 쿠폰 발행이나 역직구 프로모션 등을 병행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는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과 대규모 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도 대량 구매 할인이나 단가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 셀러 지원과 대규모 프로모션을 병행해 판매자들의 비용 부담을 일부 덜어줄 수 있다면,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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