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증시 밸류업' 사활... IPO·상폐 '요건' 조이고 '효율' 높인다

당국-유관기관, 제도 개선 공동 세미나 진행

자본시장 효율·신뢰 높인다... 시장 경쟁력↑

정은보 이사장 "중장기 투자 문화 만들 것"

"좀비기업 적시 퇴출로 신뢰 회복 노린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 기반의 투자가 자리할 수 있게 하고, 상장 폐지 관련 요건 강화와 함께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21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금융감독원(금감원), 한국거래소(거래소),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자본시장연구원 등은 거래소 서울 사옥 콘퍼런스홀에서 '지속적인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IPO 및 상장 폐지 제도 개선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일관된 자본시장 밸류업 추진을 위해 정부, 유관기관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IPO 제도개선 방안'과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투협회장,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 등을 비롯해 금융투자업권과 언론, 협회,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정부가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지만, 주요국 증시 대비 시가총액 상승률, 주가지수 상승률 간의 괴리가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IPO 시장의 경우 과도하게 단기차익 위주로 운용되고 진입 대비 퇴출이 원활하지 않아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신뢰를 저하시킨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관투자자가 기업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신중히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하고, 주관사가 흥행에만 힘쓰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상장 폐지 제도의 경우 시장 신뢰 저해 기업들이 원활이 퇴출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하고 절차를 효율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 같은 상장 폐지 제도 개선과 함께 효율적이고 투자자 보호가 이뤄지는 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한 '주식시장 체계 개편 방향'도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이 각각의 성장단계와 특성에 맞춰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이에 따른 참여 시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장 간 차별화, 연계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향후 우리 시장의 특성, 해외 사례 등을 심층 분석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의 공론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꾸준히, 동시에 한 순간도 그 고삐를 놓지 않고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는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IPO·상장 폐지 제도 해외사례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발표로 시작됐다. 이어 금투협과 거래소 담당 임원들의 ''IPO·상장 폐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당국과 유관기관은 IPO 제도 개선 방향으로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확약 확대 ▲수요예측 참여 자격·방법 합리화 ▲주관사 역할·책임 강화 등을 들었다. 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 자체를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상장 폐지에 있어서는 재무적, 비재무적 요건 등 두 요건을 모두 정비한다. 재무적 요건에 있어서는 시가총액, 매출액 요건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비재무 요건의 경우 감사 의견 미달 요건 기준을 강화해 상장 폐지를 보다 효율화할 계획이다.

패널토론도 마련됐다. 조명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송창준 한양대 교수, 유승창 KB증권 본부장, 신승묵 삼성자산운용 상무, 박지훈 메릴린치 상무, 홍성관 라이프자산운용 부사장,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상무, 고상범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김준호 금감원 공시심사국장, 이미현 거래소 상무, 정형규 금투협 상무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