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진 흰머리가 암 세포를 방어한 흔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쿄대학교 의학 연구소에 따르면 에미 니시무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흰머리와 피부암(흑색종) 사이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지난 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게재했다.
흰머리는 당초 유전적 요인과 노화·스트레스·흡연 등 여러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에미 박사 연구팀은 암세포를 방어하는 과정에서도 흰머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낭 근처에 있는 멜라닌세포 줄기세포(McSC)가 주기적인 재생을 통해 머리카락과 피부에 색을 부여한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으로 자외선 노출과 비슷한 화학 물질 등으로 DNA를 손상시키는 스트레스를 주고 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 세포는 손상에 반응해 정상적인 자가 재생 과정을 멈추고 성숙한 색소 세포로 변했지만 이내 소실됐다. 이렇게 되면 머리카락이 원래의 색을 잃고 하얗게 새게 된다.
반면 살아남은 세포도 있었다. 이 경우 더 많은 유전적 손상을 축적했고 마치 암세포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외선B(UVB·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은 자외선)와 같은 발암 물질에 노출시킨 경우, McSC는 흰머리로 소실되는 경로보다 분열하고 암세포가 되는 경로를 선택하는 세포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일종의 보호 매커니즘으로 해석했다. 흰머리가 암을 막아주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유도된 세포 분화가 유해 세포로부터 머리카락을 보호하고 색을 잃어버리도록 하는 자연 보호 기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동일한 줄기세포 집단이 스트레스 유형과 미세환경 신호에 따라 소실이나 증식이라는 상반된 운명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흰머리와 흑색종이 관련 없는 사건이 아닌 줄기세포 스트레스 반응의 서로 다른 결과”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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