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3.9%, 삼성카드 전년비 2.3%p↓
조달금리 낮아지며 공격적 영업 움직임
작년 카드사 잔액 역성장, 4분기 승용차 판매액은 소폭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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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올 들어 삼성카드, 하나카드 등 신용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신차를 현금구매비율 10%, 48개월 할부로 구매할 때 카드사 최저금리는 3.9~5.3%다.
작년 12월(4.3~5.7%), 작년 1월(5.4~6.9%)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차 할부 금리 하단이 3%대 진입한건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일 하나카드는 자동차 신차 할부상품(이하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현금 10%·48개월 할부 기준) 최저금리를 3.9%로 제시했다. 작년 12월보다 0.4%포인트(p) 내렸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KB국민카드도 잇따라 최저금리를 인하했다. 롯데카드는 0.3%p 내린 4.7%, 우리카드는 0.5%p 내린 4.8%, KB국민카드는 0.22%p 내린 5.49%다.
삼성카드는 4.6%, 신한카드는 5.3% 수준으로 최저금리가 형성됐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삼성카드는 2.3%p, 신한카드는 1%p 각각 낮아진 수치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 최저금리를 내리는 배경은 카드채 금리가 하향 안정되며 금리 인하 여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과 한국 등 국내외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됐던 2022년 4분기 카드사들의 신차 할부금리는 6~7%대까지 치솟았다.
당시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조달금리가 5%대 중반까지 급등하자, 카드사들은 금리를 높여 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일명 '디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다 2024년 1분기를 기점으로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분기 기준 삼성카드(AA+)의 신규 차입금 조달금리 평균은 3.39%로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2년 4분기 4.79%, 2023년 4분기 4.42%보다 1.4%p, 1.03%p 낮아졌다.
할부상품은 소비자가 일시불로 구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내구소비재(자동차, 가전제품 등) 구입 시 회사가 그 구입자금을 대여해주고, 고객이 일정기간 분할 상환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다만 잔액 성장세는 여전히 주춤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카드사 6곳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3862억 원으로 1년 전(9조8994억 원)보다 5.2% 감소했다. 역대 최대인 2022년 12월 말(10조6909억 원)보다는 12.2% 줄었다.
카드사들은 최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등으로 수익성 둔화가 전망되자, 수익 다각화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관건은 소비심리 회복 여부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차량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증가로 판매액은 증가했다.
2023년과 2024년 4분기 비교 시 수입차 판매량(한국수입자동차협회)은 7만9421대에서 6만8224대로 14.1% 줄었지만, 국산차 판매량(한국자동차산업협회)은 35만9870대에서 36만2310대로 0.7% 늘었다.
승용차 판매액(통계청)은 2024년 10~11월 11조485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조2770억 원)보다 1.8% 늘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가 있다”며 “자동차 할부는 만기가 길어 우량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