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플랫폼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 인터뷰
AI 업계는 다국어 지원과 효율적 비용 구조를 겸비한 생성형 모델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를 아우르는 모델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다국어 성능과 저비용 추론 그리고 현장 적용성까지 갖춘 실용적인 AI에 관심이 쏠렸다. 동시에 기업은 AI 도입을 넘어, 조직 전반의 AI 트랜스포메이션(AX)를 가속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를 찾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산업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기업이 바로 투플랫폼이다. 2021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다국어 특화 생성형 AI 모델 ‘수트라(SUTRA)’를 중심으로, 인간과 AI의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투플랫폼의 시작은 ‘사람과 AI 연결’
투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하는 다국어 시장과 실전형 AI 솔루션 시장의 격전지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 고품질의 AI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 투플랫폼의 전략은 이미 인도, 한국 등의 시장에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투플랫폼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자신만의 기술적 통찰과 사업적 철학을 기반으로 추론 프레임워크 기반의 LLM과 효율적 비용 구조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AI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회와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를 인간 친화적으로 설계하고 실용적인 수준으로 구현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투플랫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삼성전자에서 웨어러블과 로봇 개발을 주도했던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엔지니어이자 전략가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을 위한 AI’를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내걸고 2021년 회사를 설립했다. 기업명 ‘투플랫폼’이 가진 의미는 사람과 AI, 두 존재의 연결을 상징하며, 공존을 넘어 상호 진화하는 생태계를 목표로 한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AI가 특정 언어권, 특히 영어 사용자에게만 유리하게 설계된 현 시스템에 의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는 전 세계 인구의 19%만이 사용하는 언어지만, 대부분의 생성형 AI는 영어 데이터 위주로 학습돼 있다. 그 결과, 사용자가 영어가 아닌 언어로 질문할 경우 응답 품질이 낮아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그는 AI 언어 격차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으로 ‘수트라’를 개발했다. 이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생성 능력과 다국어 지원이 가능한 AI 모델이다. 특히 AI 어시스턴트 ‘챗수트라’를 포함한 제품군은 출시 후 단기간에 수백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시장성을 모두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간 중심의 AI, 그것도 언어 다양성과 윤리성을 겸비한 AI에 대한 시장의 갈증을 정확히 읽은 결과였다.
차별화한 기술로 산업에 적용되다
다국어에 최적화한 수트라 모델은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도 정밀한 생성 결과를 제공한다. 수트라의 핵심 모델인 ‘수트라-R0’는 구조화한 추론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복잡한 상황 이해와 문제 해결까지 수행한다. 특히 자연어 추론 능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힌디어, 구자라트어 등 인도 지역 언어에서는 오픈AI의 ‘o1 미니’ 모델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성능 역시 메타의 ‘라마 3.3’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며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투플랫폼은 운영 효율성까지 동시에 고려한 전략을 선택했다. 수트라-R0는 듀얼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와 자체 개발 토크나이저를 활용해 더 적은 토큰으로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며, 저사양 GPU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초기 도입 비용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비용 효율성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수트라의 기술은 AI 도입을 망설이던 기업에는 확실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은 현실에서 사용될 때 진가가 드러난다. 투플랫폼은 수트라를 활용해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온디바이스 등 다양한 배포 방식으로 기업의 니즈에 맞춤 대응하고 있다. 특히 모듈형 서비스 구조는 기업이 필요한 기능만 골라 사용할 수 있어, 도입 유연성 및 경제성이 동시에 확보된다. 산업 현장에서도 수트라 도입 효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유통 기업은 AI 기반 수요 예측을 통해 재고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고, 배송 경로 최적화를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했다. 제조 기업은 수트라의 머신비전 기능을 기반으로 실시간 이상감지 및 품질관리 자동화를 실현해 생산라인 중단을 최소화했다. 금융 업계에서는 고객 행동 패턴 분석으로 사기 위험을 사전에 탐지하고, 개인 맞춤 투자 전략을 제공하는 등 AI 자문 기능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수트라의 강력한 다국어 대응 능력은 다언어 국가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인도의 한 대형 통신사는 수트라를 활용해 20개가 넘는 언어를 사용하는 고객 응대 시스템을 개선했고,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와 응답 속도 모두에서 개선을 이뤘다. 파트너사와의 협업 과정에서도 챗수트라와 같은 AI 어시스턴트 솔루션은 신속한 커스터마이징과 빠른 적용으로 주목받았다. 수트라의 유연한 통합 방식과 빠른 도입 속도는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를 어렵게 생각하던 기업의 문턱을 낮췄고, 사용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AI, 가능성 확장하는 미래 향한 다리
투플랫폼의 AI 도입 전략은 명확하다. 고객이 AI 전환을 시도하도록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수트라는 API 기반으로 제공되며, 원하는 기능만 사용하는 모듈형 구조로 구성돼 있다. 온프레미스나 온디바이스 방식으로도 지원돼 보안과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기업의 요구도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연한 구조는 AI 도입이 여전히 어렵다고 느끼는 기업에 실질적인 대안이 된다. 특히 한국, 인도라는 거점을 중심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달리하며, 각 지역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한국은 미국보다 실제 비즈니스 성과가 크고 빠르게 나타나는 시장이다. 혁신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AI 기반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 자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수트라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도는 언어의 다양성이 곧 기술 차별화의 기회로 작용한다. 인도 내 25개 이상의 공식 언어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트라의 다국어 능력은 압도적인 장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향후에는 APAC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투플랫폼은 B2B와 B2C를 아우르는 양방향 전략을 펼친다. 기업 고객에게는 수트라 기반의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제공하며,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인 챗수트라의 확산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한다. 단순히 API를 공급하는 공급자가 아닌, 고객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AI 파트너로 자리잡는 것이 주된 목표다.
기술 측면에서는 LLM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예측 모델, 시계열 기반 분석 AI, 그리고 온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작동 가능한 초소형 AI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또한, AI 윤리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자체 원칙을 공개하고, 보안성과 규제 대응을 모두 만족시키는 구조를 갖추는 등 세계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프라나브 미스트리 대표는 “우리는 ‘AI로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는 비전을 중심으로 모든 전략을 설계한다. 기술 기업이 아닌 사람과 기술, 산업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수트라와 함께하는 미래는 새로운 일상으로 확장될 것이다”고 말했다. 투플랫폼의 철학은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고, 인간과 디지털 지능이 공존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그 철학과 태도에서 투플랫폼의 차별점은 뚜렷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투플랫폼은 다양한 산업에 침투하며 인간과 AI의 새로운 공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