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승승장구하다 홈플러스 사태로 멈칫,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2025-03-25

[비즈한국]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향한 사회적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주 회장을 향한 책임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사재 출연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MBK의 ‘먹튀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haracter(인물)

김병주 회장은 1963년 10월 8일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0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을 시작했다. 하버포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1986년 골드만삭스에서 2년간 근무 후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MBA과정을 밟았다. 미국 국적자로 영어이름은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이다.

MBA 과정 중 고(故) 박태준 포스코 초대 회장의 넷째 딸인 박경아 씨와 결혼했다. 박 씨는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 씨와 결혼했으나 1990년 이혼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미술을 전공한 장남은 골드만삭스에서 잠깐 근무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화가의 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진다. 차남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공부했다. 어린 시절에는 한국 리틀 야구단에서 활동해 주목받기도 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김 회장은 극작가를 꿈꾸기도 했을 만큼 문학에 관심이 크다. 2020년 자전적 소설 ‘오퍼링스(Offerings)’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학자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을 뒤로한 채 뉴욕 월가 투자은행에서 근무하게 된 한국계 미국인 주인공 ‘대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회장은 이 소설을 20년 넘게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은둔의 경영인’으로 불릴 정도로 대외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사람을 가려 만나는 편이라 한때 “재벌처럼 행동한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야구를 매우 좋아한다.

#Career(경력)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뉴욕 본사, 홍콩 지사에서 근무 후 세계적 투자회사 살로만스미스바니로 이직했다. 1999년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에 입사해 한국 사무소 대표로 근무했다. 2000년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하며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05년 사모펀드회사인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MBK는 김 회장의 영어이름(Michael ByungJu Kim)에서 따왔다. 2007년 MBK장학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고 있다.

#Capability(역량)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김 회장의 별명은 ‘미다스의 손’이다. MBK파트너스 설립 후 20년간 한미캐피탈, 코웨이, 두산공작기계, 네파, 롯데카드 등 국내 굵직한 M&A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MBK파트너스는 동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했고, 김 회장은 2023년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그의 순자산은 약 97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로 평가됐다.

장학사업, 자선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사재를 털어 MBK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2010년 하버드대에 2000만 달러(약 228억 원)를 기부했다. 하버드대 역대 기부자를 통틀어 동양인으로는 최대 규모다. 2021년에는 서울 서대문구에 서울시립 김병주 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 원을 출연했다. 2022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1000만 달러(약 145억), 2024년에는 모교인 미국 하버포드대학교에 2500만 달러(약 362억 원)를 기부했다.

#Critical(비판)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을 두고 ‘기업 사냥꾼’이라는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모펀드는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몸값을 올린 뒤 되팔아 수익을 낸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뒷전인 채 오직 단기 이익만을 쫓는 경영 방식을 보여 ‘회사를 망가뜨린다’, ‘먹튀 경영이다’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MBK파트너스와 김 회장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국내 M&A 역사상 최고가인 7조 2000여억 원을 들여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대출이 발생했고, 빚을 갚기 위해 자산 매각을 이어가면서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결국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에 이르렀다. 10만 명의 직원(직영, 협력업체 포함)과 8000여 개의 입점업체가 생존 위기에 놓였고,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MBK파트너스를 두고 ‘악질적인 사모펀드’라는 비난도 나왔다.

논란이 더 커진 것은 MBK파트너스​가 인수 기업이 경영악화를 겪는 와중에도 고배당 정책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인수한 네파가 실적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고배당 정책을 시행해 2021년까지 총 833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Challenges(도전)

경영 실패에 대한 김 회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만 참석했다. 김 회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여는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최근 김 회장은 여론을 의식한 듯 소상공인 대금 지급을 위한 사재출연을 약속하고 나섰다. 사모펀드 대표가 투자 기업에 사재 출연을 결정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만큼,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급격히 악화된 사회적 분위기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회장이 최소 1조 5000억 원에서 최대 2조 원가량을 출연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이 ​사재 출연으로 ​홈플러스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MBK파트너스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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