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치던 김영웅·이재현 ‘반토막’, 구자욱·디아즈 부진도 심각…잘 치던 김지찬은 부상 이탈
최근 4G 팀타율 0.172 ‘뚝’ KBO 역대 4번째 팀 노히트노런 굴욕…방망이 살리기 ‘발등에 불’

삼성이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당했다.
삼성은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서 단 1안타도 치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부진하던 LG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6이닝 동안 공략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속절없이 경기가 흘러갔다. 삼성은 역대 4번째 팀 노히트노런 패배의 굴욕을 안고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삼성의 타격 부진은 이날 갑자기 등장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수도권 원정을 치르면서 서서히 방망이가 식었다. 지난 11일부터 수원 KT 3연전을 치르고 15일부터 잠실로 이동한 삼성은 이 4경기에서 팀 타율이 0.172로 처져있다. 홈구장에서 11경기 타율 0.294 20홈런 76타점 등을 올렸던 모습과는 대조된다.
단순히 ‘집’을 떠나온 것만으로 타격감이 떨어진 건 아니다. 쳐줘야할 선수들이 4월 들어 감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28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미래를 짊어질 중심 타자로 주목을 받은 김영웅은 4월 들어서 급격히 타격감이 식었다. 3월까지는 8경기 타율 0.400(30타수 12안타)를 기록했으나 4월에는 11경기에서 타율 0.200(45타수 9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재현도 3월에는 타율 0.391로 4할에 가까운 타율을 자랑했으나 4월 타율은 1할대(0.171)로 뚝 떨어졌다.
2003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지난해 큰 경기 경험도 쌓으며 더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둘이 주춤하자 삼성 타선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5일 LG전에서 둘을 8~9번 하위 타순에 배치하며 반등을 꾀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고참급에서는 주장 구자욱의 부진이 심각하다. 구자욱은 지난해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등 타격 지표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달성했지만 올시즌에는 좀처럼 감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개막 후 19경기에서 타율 0.18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무릎 부상을 입고 스프링캠프 동안 재활에 힘썼던 구자욱은 부상을 다 털어냈음에도 밸런스를 되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활약해 재계약에 성공했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도 19경기 타율 0.247에 그치고 있다.
가장 잘 쳤던 타자의 이탈도 아쉬움을 남긴다. 삼성 김지찬은 11경기 타율 0.395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으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10일부터 1군에서 제외돼 있다.
삼성은 타격이 살아야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다. 타격 침체가 길어질수록 불리해진다.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분위기를 많이 타지만 끌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삼성은 17일까지 이어지는 수도권 원정 6연전을 마치면 18일부터는 홈구장으로 돌아간다. 19일부터는 롯데와 상대 한다. 15일 현재 4위 삼성과 5위 롯데는 불과 1경기 차다. 삼성 타격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이제는 ‘집’도 마냥 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