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세컨더리 크레딧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량 국민연금공단 사모벤처투자실 팀장은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2024(GAII 2024) 스페셜 세션에서 최근 몇년간 에쿼티에 비해 크레딧이 더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부상했다고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조화 솔루션이나 펀드 파이낸싱도 눈여겨 보고 있다”며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시기 크레딧 부문이 수익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8500억달러(약 1191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운용자산(AUM) 가운데 사모투자 부문은 약 700억달러(약 98조원)다. 이 팀장은 국민연금에서 세컨더리 운용사(GP)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세컨더리 투자는 기존에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 주식을 다시 인수하는 전략을 가리킨다.
전 세계 세컨더리 투자 시장은 현재 약 1200억달러로 추산된다. 관련 시장이 성숙하면서 부동산,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하위 섹터로 분화한 상황이다. 그중 크레딧 투자는 기업을 비롯한 투자처에 소수 지분, 메자닌, 대출과 같은 하방 안정성이 확보된 형태로 투자하는 기법을 가리킨다.
세컨더리 투자의 장점으로는 자본 효율화가 꼽힌다. 사모자산은 펀드 만기까지 자산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떨어진다. GP와 LP 모두 자산을 중도에 현금화하고자 세컨더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날 PE세션 연사로 나선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 하버베스트의 도미닉 고 전무는 “현재 상위 100개 GP의 80%가 컨티뉴에이션 펀드(동일한GP가 세컨더리 전략을 쓰는 것)를 시행하고 있어 향후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GP의 이해도가 높아 초과수익을 실현할 잠재성이 충분하다. 손실 비율은 바이아웃 펀드의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딧의 일환인 사모대출 분야도 계속 커나갈 예정이다.
사모대출이란 소수 기관투자자 자금을 모아 기존 제도권 은행에서 하지 못하는 대출을 제공하는 투자 기법이다. 채권 시장을 택하기엔 발행 규모가 크지 않고, 은행 대출을 택하기엔 조건과 담보가 심해 대출이 어려웠던 중소·중견기업이 보통 약 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모대출을 선택한다.
PD(사모대출) 세션 연사로 나선 맷 미켈리니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아태 대표는 “고령화로 많은 은퇴자가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초과수익(연간 약 1~2%)을 장기간에 걸쳐서 달성할 수 있는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미국 GDP의 50%가 비상장 기업인 상황에서 이들 비상장기업에 대출해주는 사모대출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