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관련 입장 밝혀
삼성, 수년째 불펜에 발목잡혀
지난 KS서도 승기 잡고 역전패
마무리캠프 전 구단에 보강 요청
李 단장 “이대로 끝내진 않을 것”
“최우선 목표가 불발됐다고 해서 지켜보기만 해선 안 된다.”
지난 6일 문을 연 FA 시장에 나온 20명의 선수들 가운데 40%인 8명이 게약을 마치고 새 둥지를 틀었다. KBO리그 구단들은 하나 둘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유독 삼성만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다른 구단들은 내·외부 FA와 계약을 맺거나 일찌감치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하지만 삼성은 어떤 움직임도 관측되지 않고 있다.
삼성의 전력 보강 1순위는 불펜이다. 삼성의 불펜은 팀 전력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삼성은 수 년째 중요한 순간 불펜에 발목잡혔다. 이는 패배로 끝난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과 5차전에서 삼성은 KIA에 승기를 잡고도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시리즈를 내줬다.
현장에선 이미 구단에 불펜 보강 요청을 한 상태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 중인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마무리캠프를 떠나기 전에(구단과) 얘기를 했다”며 “구체적으로 특정 선수를 거론하진 않았고,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 관해서만 대화를 나눴다”고 불펜 보강요청을 한 사실을 털어놨다.
현재 시장은 삼성에 녹록치 않다. 시장이 열린 후 장현식(LG), 엄상백(한화), 김원중(롯데) 등 삼성이 필요로 했던 준척급 투수 자원들은 각자 둥지를 틀었다. 남은 자원들은 보상 규모가 큰 A급이거나, 나이 등을 고려해 꾸준히 제몫을 해줄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달리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 직후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박 감독은 시장에 남은 자원들 중에서 필요하다면 영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감독은 “시장에 매물이 한정적이라고는 해도 보강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선수층은 두꺼울수록 좋다. 포스트시즌같이 단기전이면 모를까, 페넌트레이스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선 추가적인 영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던 삼성 프런트 역시 이대로 조용히 FA 시장을 지켜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이대로 스토브리그를 끝내진 않을 것”이라며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조만간 FA 영입관련 소식을 전할 것이라는 암시다.
전력(불펜) 보강이 절실한 삼성이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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