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둘러싼 국힘 중진과 초재선 인식차이 "정치공학과 국민감정은 별개"

2024-12-11

다선들 15년 이상 정치경력 지역구 정치에 익숙

“지역구에 잘하고, 공천 안정적이면 그만”인식

초재선, 여론압박과 향후 정치적 평가에 민감

12·3 내란 주범으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 중진 국회의원과 초·재선 의원들 간의 위기의식 인식차가 갈리는 모양새이다.

11일 여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탄핵안에 대한 표결 불참에 동참했던 105명의 국회의원 중 4~5선 중진들은 큰 정신적 타격을 받지 않은 것과 달리 초·재선 그룹의 정신적 압박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위기 상황을 두고 이들의 격차가 발생한 것은 8년 전 ‘박근혜 탄핵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의 특성에 따라서도 의원들 간 입장이 갈리고 있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여권을 주도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던 유승민·김무성 전 의원이 아직도 변방에 머물면서 중진들의 정치 셈법이 일반적인 국민 눈높이와 극심한 차이가 발생했다.

당선에 필요한 정치 공학과 국민적 여론은 다소 별개의 사안으로, 대통령 탄핵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과 여당의 태도간 괴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탄핵 반대해도 다 찍더라’는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의 발언은 중진들의 속내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실제로 그는 친박 핵심으로 거론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했다. 그 결과 국민적인 공분을 얻었고, 이후 쇄신 대상에 올라 21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으나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는 곧 여권 중진들의 경우 지역구 관리만 잘하고, 또 당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당장 비난을 피하는 것보다 자기 정치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익산 출신이자 전북도당위원장인 5선 조배숙 의원도 적극적인 탄핵 반대파로 나섰는데 조 의원은 어차피 탄핵에 찬성해도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절대 전북에서 당선될 수 없다는 판단이 이 같은 행동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대로 50대 초반부터 40대 이하 초·재선 그룹은 여론의 압박과 정치적 평가는 물론 향후 역사적 평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재섭·김예지·배현진 의원 등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것.

별개로 수도권과 비슷하게 여야가 공존하는 부산 같은 경우 지역구에서 그 세가 견고한 조경태 의원이 탄핵 찬성으로 나섰는데 그는 정당을 옮겨서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던 선례가 있어 특수한 경우다.

여권의 핵심 원로이면서도 현직에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탄핵 반대를 외치는 것도 탄핵을 거들다 보수정당이 궤멸 됐던 과거의 충격에 벗어나지 못해서다.

홍 시장은 이와 관련해 "차라리 한동훈과 레밍(설치류 일종으로 집단 이동하는 특징을 가진 동물)들은 탄핵에 찬성하고 유승민, 김무성처럼 당을 나가라"고 발언했다.

여권 내 정치적 이익이 갈리면서 탄핵과 하야를 둔 향후 일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 배경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1심 판결하고도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1심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지 않았나”라며 “이렇게 된다면 이재명 대표는 10년 동안 공직선거에 나가는 것들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우리 당에서는 이 대표가 2심 판결이 나오기 전에 선거를 치르자는 대선을 치르자는 그런 정치적인 계산이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우리는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에게 대권을 자진해서 상납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압도적 당선이 됐고, 이후 보수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소신파를 자처한 유승민 전 의원은 보수의 배신자로 찍혀 정치적 재기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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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윤정 kking152@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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