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식 "안가에서 尹질서 유지 당부…비상계엄 사유 설명했다"

2025-02-13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저녁 7시 대통령 안가에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부른 이유에 대해 “국방장관이 국회 외부 경비를 위해 경찰에게 직접 부탁을 하는 게 맞겠다고 해서 자리가 만들어졌다”고 13일 말했다.

김봉식 “저녁식사하며 격려하는 자리라 생각…A4용지는 파쇄”

이날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변론에서 김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30분쯤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대통령을 만난 때 ▶12월 4일 오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격려 전화 총 두 차례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안가로 두 사람을 부른 이유에 대해서 김 전 청장은 “시간대가 저녁 시간이어서, 간단하게 식사 하면서 격려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리가 길어질 거로 생각하고 수행 직원 역시 되돌려 보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의 사유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며 “현 시국 상황과 비상계엄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말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질서유지를 잘 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김 전 청장은 이때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지,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한 사실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고,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어서 그렇게 많은 말씀을 듣진 못했다”고 답했다. 언론사 등 단전·단수 지시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유로 개인적인 가정사를 언급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전 청장은 “수사기관에서 피청구인이 개인적 가정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가정사라는 게 뭔가”라는 국회 측 질문에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뉴스에 나오고 있는 부분과는 전혀 결이 다른 이야기였다. 여러 가지 특검이라든지, 이런 부분하고는 관련이 없는 대통령님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고 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때 김 전 청장은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A4 용지 한 장을 건네받았다고 했다. 내용에 대해선 “전체적으로는 기억나지 않고, ‘22:00 국회’가 제일 앞에 있었기 때문에 기억난다”고 했다. 또 “시간과 장소가 몇 군데 적혀있었다”며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은) 언론보도를 보고 기억이 났다”고 했다.

이 A4 용지는 집무실 세단기로 파쇄했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평소에도 보고받으면 파쇄를 많이 한다. 자연스럽게 한 것”이라고 파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계엄 해제 이후인 12월 4일 윤 대통령에게서 걸려온 전화 내용에 대해서는 “‘중간에 김 청장이 국회의원을 출입시켜줘서 조기에 빨리 잘 끝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거로 기억한다”고 했다.

앞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수사기관에서 윤 대통령의 이런 격려 전화에 대해 “뼈 있는 말로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대통령의 목소리나 뉘앙스가 나무라거나 탓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죠”라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저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또 “격려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하시는 말씀으로 생각했다”라고도 했다.

尹 “안가 회동, 외곽경비 지원 위해 국방장관과 소개하는 뜻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발언에 나서 “계엄 당일 저녁 7시에 국방장관이 제게 찾아와서 ‘국회 경내에 배치하는 군의 숫자가 너무 적다 보니 외곽경비를 경찰에 지원요청을 하는 게 맞겠다’고 했다”며 “제가 그냥 전화를 해서 국방장관하고 만나게 해주려다가, 관할 장군이 아니기 때문에 소개하는 뜻에서 삼청동에서 만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장관이 국회 외부 경비를 위해서 경찰에게 직접 부탁을 하는 게 맞겠다 해서 그 자리가 만들어졌다”며 “종이를 놓고 장관이 두 분에게 국회 외곽의 어느 쪽에 경찰 경력을 배치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경찰청장은 사실 이렇게 영어의 몸이 될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맡은 일을 제대로 해서 칭찬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걸 양측 신문과정을 통해 느꼈다”고 했다.

당초 조 전 청장이 이날 김 청장에 이어 신문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재판부에 “(조 청장이) 꼭 이 법정에 나와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증인 신청계획이 있고 구인까지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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