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분열의 정치 종식”…광복절 두쪽으로 쪼개진 정치권

2025-08-17

여야 서로를 사람 취급 않는다는 수준까지

협치는커녕 국익이라는 공통의 목표도 실종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첫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분열의 정치를 극복하자고 당부했으나 여야의 대립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광복절을 맞은 여야 대표들은 서로에 대해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라고 막말을 주고받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특히 광복절에 정치권이 의례적으로 말하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의 공통의 목표인 국익을 위해 협력하자는 구호도 완전히 실종됐다.

광복절날 있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는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과 보수정당 관계자들이 불참하면서 통합이 요원함을 시사했다.

지난해에는 광복절 경축식에 대한민국 정치권이 반으로 쪼개져 각자 광복을 기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올해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념과 정파 구분 없이 함께 광복을 위해 싸웠던 순국선열을 함께 기리던 광복절 전후에도 갈등이 격화한 것은 거의 유례가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붉은색·중도층을 뜻하는 흰색이 각각 사선으로 배색 된 이른바 ‘통합 넥타이’를 매고 참석했다. 대통령 취임식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같은 색 배열의 넥타이를 착용한 바 있다. 통합으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용주의를 추구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양당 대표들은 상대방을 쳐다보지도 않고,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면 누가 정 대표와 악수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송 위원장과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았지만 실제로 인사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송 비대위원장은 ‘정 대표와 악수는 안 했지만 대화는 나눴느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악수도 못 했고 대화도 못 했다”며 “저도 사람하고 대화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송 원내대표에게 ‘대통령 국민 임명식’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 지도부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등 정치인 특별 사면에 반발하며 일찌감치 국민 임명식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다. 송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오늘 저녁 행사에도 오시지요’라고 하셔서 제가 조용히 ‘우리는 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약 25분 간 이어진 대통령 경축사 도중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칠 때까지 항의를 이어가다 중도 퇴장했다.

민주당은 광복절 다음날 즉각 논평을 내고, 야권을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당직자 폭행 송언석, 부정 선거론자 전한길과 한편인 장동혁, 계엄 옹호 김문수까지 윤석열·김건희 정권 내내 말 한마디 못 하던 꼭두각시들이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발목잡기와 당권 싸움에 몰두하며 광복절을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광복절 경축식과 국민임명식에 대해 “국민 혈세를 탕진하면서 치른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흥청망청 자화자찬 한판 쇼’”라고 비판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통합으로 치러져야 할 ‘광복절’을 오히려 국민을 편 가르고 민심을 쪼개는 ‘반쪽짜리 국경일’로 전락시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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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정치

김윤정 kking152@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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