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동거가족 절반은 '수면장애'…발병 위험, 일반인 1.4배

2025-09-01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수면의 질이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뚜렷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거 가족의 수면장애 발병 위험은 일반인의 1.4배 수준이었다.

이영훈 원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이러한 연구 내용을 질병관리청이 발간하는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 9월호에 공개했다.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21만5676명을 세 그룹(치매 동거 가구원·치매 비동거 가구원·일반 가구원)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이들의 수면장애 유병률을 살펴봤더니 치매 환자와 한집에 사는 가구원이 48.3%로 가장 높았다. 해당 가족의 절반 가까이는 수면장애를 가진 셈이다. 치매 환자와 동거하지 않는 가구원(40.7%), 일반 가구원(38.8%)이 뒤를 이었다. 수면장애는 잠자는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로, 불면증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이 각종 변수를 보정한 뒤 수면장애 여부를 비교한 결과, 치매 동거 가구원의 유병 위험이 일반 가구원의 1.42배에 달했다. 강도가 세고 오래 지속하는 치매 환자 간병 부담, 환자의 일상적 요구를 기억해야 하는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잠이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밤에 자주 깨는 식이다.

치매 비동거 가구원의 수면장애 위험도 일반인보다 1.22배 높았다. 치매 환자와 같이 살지 않는 가족이더라도 치료비 같은 경제적 부담, 부양 문제 등으로 수면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거 여부와 상관없이 치매 환자 가족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 하는 경향성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치매역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명으로 추정된다. 빨라지는 고령화 속에 내년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을 챙겨야 하는 가족의 짐도 함께 커진다. 지역사회 거주 환자 가족의 절반 가까이(45.8%)는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영훈 교수는 "치매 환자 간병은 신체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이 높기 때문에 환자 가족의 건강과 웰빙을 향상하는 게 필요하다. 지역사회 내 치매 관리를 위해 치매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 건강을 함께 챙기는 통합적인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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