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신기루(蜃氣樓)였다

2024-12-18

<김승종 논설실장>

‘신기루(蜃氣樓)’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대기 속에서 빛의 굴절 현상에 의해 공중이나 땅 위에 무엇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라고 정의돼 있다.

‘공중에 떠 있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아무런 근거나 토대가 없는 사물이나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며, 홀연히 나타나 짧은 시간 동안 유지되다가 사라지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일이나 현상 따위를 일컫기도 한다.

쉽게 말해 신기루는 ‘허상(虛像)’이고, 은유적으로 ‘헛된 꿈이나 희망’을 뜻하기도 하다.

▲신기루라는 말은 중국 전한(前漢)시대의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온다.

‘바닷가에서 신(蜃)이 뿜어내는 기운(氣)이 마치 누대(樓)와 같다’고 기술돼 있다.

이 문장은 신이 바닷가에서 기를 토해 공중누각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신은 상상의 동물이다. ‘무명조개’ 또는 ‘대합’, 그리고 ‘이무기’로 풀이하기도 한다.

신기루의 대표적 사례로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손꼽힌다.

사막에서 눈앞에 오아시스가 있는 듯한 데 가도 가도 오아시스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군대가 이집트 정복을 위해 사막을 걷던 중 오아시스를 발견하였으나 아무리 걸어도 오아시스는 전혀 가까워지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면서 국민들의 신망을 얻었고,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어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국민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독단’과 ‘불통’의 이미지로 국민들을 실망시키더니 총선 참패의 주된 원인을 제공했고, 급기야 자신이 파놓은 ‘비상계엄’이라는 덫에 걸려 스스로 추락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의 탄핵 과정을 지켜보면서 울분을 참지 못했던 국민 중에는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이재명을 뽑기 싫어서 정치 경험이 전무했지만 윤 대통령을 선택했는데 비상계엄 선포라니 어처구니가 없어 말도 안 나온다”며 “아무리 야당이 정부의 발목을 잡더라도 시대가 어느 때인데 계엄이냐.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며 개탄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 공정하고 상식적인 나라를 원했던 국민들의 상처가 너무나 크고 깊다.

윤 대통령이 국민들을 신기루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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